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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짬내서 아이스크림 데이트

by 요용 🌈 2025. 4. 9.

김밥으로 점심을 다 먹고 난 직후 버거씨가 말했다. 

 

"나 점심시간 좀 더 낼 수 있는데 날씨도 좋으니까 나가서 산책 좀 할까?" 

 

그래 하늘이 푸른날엔 산책도 하고 최대한 즐겨야지! 

오늘도 걷다보니 스타니슬라스 광장으로 들어왔다. 


푸른날도 흐린날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이곳.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손꼽히는 광장답게 매일 가도 질리지 않는다. 

 

"우리 커피 마실까?" 

 

버거씨의 말에 나는 고개를 흔들며 버거씨 팔을 잡고 앞으로 이끌었다. 점심시간이 30분밖에 안남았는데 테라스에 앉아서 보내고싶지 않았다. 

 

 

"아! 커피말고 더 좋은게 생각났다!" 

 

버거씨는 결국 나를 아이스크림 가게로 데려갔다. 김밥먹고 배부르다고 하지않았니? 뭐 나도 아이스크림 먹을 배는 항상 비어있지. 

피스타치오, 바닐라 초콜렛칩, 딸기치즈케이크맛 세가지를 골랐는데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리는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들고 해가 잘드는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길 잘했다. 눈이 어찌나 부신지... 

 

버거씨는 낭시가 점점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벌써 내 집같은 느낌이라고 말이다. 

 

"다른 중소도시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낭시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눈부실것 같아. 크고 시끄러운 도시는 아니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워. 시청에서 관리도 굉장히 잘하고 있지."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아름다운 광장을 모습을 구석구석 음미했다. 

 

내가 이 아름다운 도시에 여전히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짧은 산책을 마치고 우리는 집오피스(?)로 늦지않게 복귀했다. 

 

이 날 버거씨는 저녁 7시가 넘을때까지(평소라면 5시 전에 끝난다) 논스탑으로 많은 양의 업무를 소화했고 화상회의도 끊임없이 연결되었다. 사무실에 출근했다면 이 정도 업무량을 다 소화하지 못했을것이며 집중력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맛나는 점심(김밥)과 짧지만 즐거웠던 나와의 산책(그리고 아이스크림!)이 자신에게 아주 큰 활력을 준 덕분이라고 했다.  

 

나 역시 같은 시간 블로그 포스팅을 쓰고 밀린 집안일을 꽤 많이 처리했다는 사실. 

 

오늘 우리 두 사람의 생산성은 최상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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