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할로윈이다!!
에리카 커플과 만나기로 한 바에 일찍 도착했다.

입구에 보이는 대형 사진부터 심상치가 않다.
실제로 이날 저런 분위기의 할머니들을 꽤 봤음..
지치지 않고 춤추는 엄청난 에너지의 할머니들...
일찍 만난 우리 네사람은 이곳에서 느긋하게 아뻬로를 즐기고 저녁을 먹었다.

네사람이 함께 만난건 오랜만이라 밀린 이야기가 많았다.

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양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서 깜짝 놀랬다. 거기다 아뻬로까지 먹은 후라...;; 스테이크 한덩이는 그냥 남겼다. 호박 구이도 정말 맛있었는데 양이 너무 많... ㅠ.ㅠ 두명이서 하나만 시켰어도 됐을것 같다.

이날 화이트와인만 세병을 마셨다. 물한병에 맥주도 추가~
웨이터들 복장을 보고서 트럼프가 떠오른다 싶었는데 진짜로 모자에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고 써져있네.. 왜 때문에,,?

조금전 까지만 해도 건전하고 환한 분위기였는데 순식간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일찍 와서 테이블을 맡아놓길 정말 잘했다.

우리 버거씨가 저 마스크를 꺼내 쓰고야 말았다.
춤추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서 버거씨는 "좋은 소식은 말이야, 여기서 아무리 못춰도 저 사람들보다 못추지는 않을거라는 거지." 라고 말했다ㅋㅋㅋ 자신감이 막 넘치나보다.

별별 다양한 할로윈 분장이 많았지만 어둠속에서 우리 버거씨는 단연 돋보였다.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심지어 엄지를 세워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ㅋㅋ

마스크를 쓰면 딴 사람이 된다면서 다 내려놓고(?) 춤을 추는 오라버니.
90년대 음악에 맞춰 마이크가 멋진 마이클 잭슨 춤을 출 때 우리 오빠는 쳐키처럼 머리를 흔들어댔다.

이 클럽 정말 재미있는 점이 연령이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다. 나이든 사람들이 오는곳이래서 젊은 사람은 없을줄 알았는데 젊은 사람이 더 많다! 그리고 힙한 할머니들 진짜 많이 봤음!
우리 오빠 마스크 너무 눈에 띈다고 구박했던 나지만 결국은 그거 이리 내 놓으라고ㅋㅋ 내가 뒤집어 쓰고 신났음.

에라 모르겠다 그냥 좋다ㅋㅋㅋ
버거씨 말대로 저 마스크를 쓰니까 딴 사람이 되는 마법! 나는 저걸 쓰고 광년이(?) 테크노를 췄다.
50년대 음악부터 거꾸로 현대 음악으로 거슬러 올라왔는데 진짜 90년대 2000년대 음악이 제일 신났다.
밤이 깊어갈 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들었고 열기가 더해졌다.
새벽 2시쯤 됐을때 우리는 지쳐서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쌩쌩하게 쉬지 않고 춤추는 할머니들 사이를 지나오면서 리스펙트를 외쳤다.
아, 휠체어를 타고 온 아저씨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생애 첫 할로윈 파티.
배꼽 빠지게 웃었고 진짜 너무너무 잼있었다!
세 사람도 나만큼 재미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사는 재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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