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내가 티옹빌에 가겠다고 말했을 때 버거씨는 미안한 말투로 말했다.
"이번주에는 아들들이 와 있을텐데... 괜찮겠어?"
이런건 이제 안 물어봐도 되는데... 당연히 괜찮다고 말했다.
"둘째가 요즘 방학이거든... 오랜만에 토요일날 셋이서 헬스장에 가기로 했어."
소심한 말투를 들으니 내가 더 속상하네. 아들이 있는게 죄도 아니고.. 자주 보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기를 살려주고 싶어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주말에 우리 닭강정 만들어 먹을까?"
내 말에 버거씨가 완전 신이 났다.
닭강정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버거씨.
건강식을 그렇게 외치면서 닭강정만큼은 예외다.
"애들도 정말 좋아할거야. 진짜 고마워! 넌 정말 최고야. 이번 주말에도 나는 너를 여왕처럼 대접할거야!"
ㅍㅎㅎ
나도 이 참에 오랜만에 닭강정 먹으니 좋다.

바삭하게 두번 튀겨냈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역시 양념이 더 인기 있었다.

영양 균형을 위해 샐러드를 준비한 버거씨.
아들들은 포크와 나이프로 우아(?)하게 닭강정을 썰어먹었다.

둘째는 음료수를 마시고 어른 셋은 로제와인을 마셨다.

깜빡하고 있다가 잠시 후 내가 담은 양배추 + 무 피클을 뒤늦게 꺼내왔다. 역시 이게 있으면 닭강정을 끝없이 먹을 수 있다.
배불리 먹고난 아들들이 윗층으로 올라간 이후에도 우리 두 사람은 꽤 오랫동안 더 먹었다.
대만족한 미소를 짓던 버거씨가 나를 위해 맛나는 디저트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배는 부르지만 또 디저트 배가 따로 있음을 잘 아는 배운 여자인지라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뭔가 비장의 무기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는데 알고보니 이 아이스크림이 바로 단팥맛 아이스크림이란다ㅋ
내가 기대했던거랑은 좀 달랐지만 (기대했던거: 단팥이 씹히는 아이스크림) 그래도 맛있었다.

견과류, 석류, 블루베리, 라즈베리도 듬뿍 넣어줬다.
말보다 내가 더 살찌는 가을이구나. 입맛이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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