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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그건 오해지만 난 아무말 안할란다

by 요용 🌈 2025.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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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알마가 출산을 했다. 

어찌나 급했는지 예정일보다 한 달이나 먼저 나온 아기. (그래도 2Kg이란다!)

메시지를 받자마자 전화를 했더니 밤새 고생하다가 새벽에 수술로 낳았다고 한다. 

 

시내 산부인과에 일주일째 입원중이라 찾아가보고 싶었지만 아기와 산모를 위해서 방문객은 받지 않는게 좋겠다는 의사의 말이 있었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나중에 보기로 했다. 인큐베이터가 아니라 벌써 산모옆에 같이 눕혀놨단다. 

 

"네가 준 두두인형을 같이 넣어줬어. 아기가 벌써 좋아하는것 같아." 

 

나보다 두살이나 많은 친구인지라 아기보다 산모의 안부만 실컷 묻다가 나중에 통화를 마무리하려고 했더니 친구가 말했다. 

 

"우리 아기 이름 안물어볼거야?" 

 

카자흐스탄에서는 아기가 태어나기전까지는 이름을 정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이름이 아직 없을줄로만 알았는데 곧 듣게된 아기의 이름은 좀 놀라웠다. 

 

에리카라니. 

 

우리 친구 에리카랑 똑같잖아... 

 

"스테판 엄마의 미들 네임이래. 스테판이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해서 나도 어쩔수 없었어 ㅎㅎㅎ" 

 

웃는걸 보니 알마도 에리카라는 이름이 나쁘진 않은가보다. 

 

"그래 쁘띠 에리카한테 나 대신 키스를 전해줘. 건강하게 잘 먹고 몸무개가 늘어서 이모들이랑 빨리 만나자고 말해 줘." 

 

'쁘띠 에리카'라는 말에 알마가 까르르 웃었다. 큰 에리카랑 구분을 해야 하니까...

 

 

며칠 후 에리카로부터 전화가 왔다. 

목소리가 완전 상기돼 있었다. 

 

"알마 딸 이름 들었어?! 세상에 나랑 똑같은 이름으로 지었대! 왜 나야? 나 완전 책임감이 느껴져! 지금 좀 충격받았어..." 

 

알마는 에리카한테 시어머니의 미들네임이라는 말을 깜빡하고 안했단다. 나 역시 그 말은 대신 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에리카는 지금 자기 이름을 따서 지은걸로 오해한 채 매우 감동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ㅋㅋ

나는 그냥 이렇게만 말해주었다. 

 

"에리카, 이제 넌 쁘띠 에리카의 롤모델이 되어야 해. 그러니까 술, 담배도 좀 줄이고. 알았지?" 

 

파티걸 에리카는 이제부터 열심히 노력해서 쁘띠 에리카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되겠다고 말했고 그 말을 전해들은 알마는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이제 우리 에리카가 좀 달라지려나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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