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면서 카카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예전에는 국제전화비를 많이 썼어야 했는데 요즘에는 이 카카오톡덕분에 무료로 한국의 가족, 친구들과 언제든지 통화를 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세상이다.
오전에 엄마에게 카카오로 전화를 걸었다가 안받길래 그냥 잊고 있었는데 엄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우리엄마 이제 카톡도 하네..
아직 타이핑이 서툴긴 하지만 우리엄마는 내가 수년을 가려쳐줘도 스마트폰 타이핑을 못하던 1인이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고 반복해서 연습을 시켜도 돋보기 안경을 끼고 몇번 연습해 보다가 글씨가 작아서 머리가 아프다며 항상 포기를 하곤 했는데..
이 정도면 엄~~청난 발전이다.
"엄마 친구들은 다들 카톡 잘할거 아니야. 엄마만 못하면 안되잖아"
"아니야 딱 두어명정도만 잘하고 나머지는 나랑 비슷해서 괜찮아. 안그래도 니가 맨날 사진도 바꿔주고해서 다들 내가 이런거 잘하는줄 안다니까? ㅎㅎ"
내가 엄마 카카오스토리 계정도 만들어 주고 관리도 해줬다. 프로필 사진도 관리하고 말이다. ㅎㅎ
우리엄마는 친구분들과의 단톡방에서는 열심히 읽기만 하시고 답장은 전화로 하심 ㅎㅎ
"나영이랑 연습해야겠네. 나영이한테 할머니한테 메세지좀 자주 보내라고 해야겠다"
"그러지마라. 고것이 내가 한개만 틀려도 할머니 답답하다고 얼마나 야단친다고"
울언니는 엄마한테 이모티콘을 요즘 가르쳐주고 있는데 그건 아직 어렵다고ㅋㅋㅋ
예전에는 한번씩 엄마로부터 카카오톡 답장이 오면 그건 백발백중 우리 아빠가 대신 쓰신거였다.
사실 엄마에게 카카오 메세지를 가장 많이 보낸 사람은 우리 막내 이모였는데........
이모가 몇 달 전에 돌아가신 후부터는 내가 사진이며 재미있는 짤같은걸 더 많이 보내주려고 하고 있다.
엄마 휴대폰에 용량이 다 차있어서 쓸모없는것들 다 정리한답시고 오래된 카카오 메세지를 몽땅 다 지워버렸는데 바로 얼마 후에 이모가 돌아가셨다. 내가 지워버린 이모 메세지들 때문에 엄마한테 얼마나 미안하고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즐거웠던 메시지는 모두 다 지워져 버리고, 이모가 마지막 암투병중에 주고받은 메세지나 사진뿐이라... 그걸 또 엄마는 자꾸만 들여다 보시고...
아 이얘기 하니까 또 눈물나네..
아무튼 카카오톡 연습이 분명 엄마에게 많은 활력을 주고 있는것은 분명한 것 같다. 연습삼아 종종 보내주는 메세지가 나를 웃게 한다.
엄마, 이제는 이모티콘을 마스터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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