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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빵돌이 자서방과 초코순이 와이프

by 낭시댁 2019. 9. 19.

아침에 자서방이 출근하느라 집을 나서면서 말했다. 


"퇴근할때 아이스크림 사다줄까? 초코맛?"

"아니, 안먹을래"

"왜? 좋아하잖아"

"나 살빼야지.."

"ㅎㅎ그래 그럼"

"삐- 잘못된 대답이야. 다시 해봐" 

"아 오케이. 너 살 하나도 안쪘어. 진심으로 너보단 내가 빼야지.."

만족스런 대답에 웃어준 후 떠나는 자서방 등에다 대고 마지막으로 외쳤다. 

"슈퍼갈거면 나 누텔라좀 사다줘!"

자서방은 돌아보더니 할말이 있으나 안하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끄덕하고는 나갔다. 


자서방도 나도 요즘 그냥 내려놓고 양껏 먹는중이다. 

말이 살찌는 계절이 한국에 오고 있으니 우리도 살을 찌워줘야지..암... 



밥먹을때도 빵을 곁들이는 자서방을 위해 내가 이틀에 한번 꼴로 빵을 굽고 있다.

전에는 빵에 버터나 계란은 안넣고 담백하게 만들었건만 요즘에는 살짝 브리오슈 느낌으로다 우유 뿐 아니라 버터 계란에 설탕까지 넣고 맛위주로 굽고있다.

나야 밥먹을때는 밥만 먹으니 거의 빵에 손을 안대고 있지만 갓 구워진 뜨거운 빵 부스러기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우리집 낡은 제빵기는 오래전 시어머니께서 쓰시던건데 새걸로 교체하시면서 자서방이 태국으로 가져온거라고 했다. 두껑 안쪽에 시어머니께서 손글씨로 레시피를 적어두신것도 있어서 비록 낡긴 했지만 시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져서 좋다.   

다 구워진 빵은 오래오래 충분히 식힌후에 잘라서 봉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는데 저 한덩이가 딱 이틀정도 간다. 이틀 지나면 자서방이 다 먹고 식빵 양끝부분만 남겨두곤 하는데 그건 내가 먹는다. 식빵 꽁다리를 토스터에 바삭하게 구워서 누텔라를 발라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같이 먹으면.. 와.. 아침에는 끝남...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게 또 있을까 싶은... 매일 아침마다 안먹으면 서운할 만큼 중독돼 버렸다. 이런... 뱃살... ㅠ.ㅠ

웃긴 생각이지만 ㅎㅎ 가끔 밤에 냉장고에 있는 식빵 꽁다리를 보고 잠자리에 들면 내일 아침에 그거 먹을 생각에 들떠서 잠들기도 한다 ㅎㅎㅎ 

 



저녁에 퇴근한 남편의 손에 평소보다 큰 사이즈의 누텔라가 들려있었다. 맨날 작은사이즈로 사다주길래 솔직히는 좀 불만이었는데ㅎㅎ

“아 그게 아니라, 작은게 없길래 그냥 큰거 샀어. 어차피 작다고 덜 먹을것도 아닌것 같고..”

“음.. 그런것도 같고..”

“여기 아이스크림도 사왔어. 초코맛이랑 쿠키맛 두가지”

“오~~!! 나 쿠키맛 좋아해!!”

“음.. 아침에는 말하길... 아니다. “

신난다!

예전에 광고 카피에 이런게 있었지

맛있는건 행복한거야

 

이세상에 좋은게 너무 많아~요.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건... 자서방.. 그리고... 누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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