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출국 하기 전에 한국에서 내가 처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두가지는 바로 비자와 면허증이었다.
면허증으로 말 할 것 같으면.. 하...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바로 그 해에 내가!!! 1종 보통을 당당히 취득했었으나... 적성검사를 한번도 하지 않았으므로...
취소..
자서방과 시어머니는 프랑스에선 운전을 꼭 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으나 프랑스에서 면허 취득은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든다는 사실..
비자 첫 일년안에 신청하면 한국 면허를 프랑스 면허로 교환이 가능 하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나는 바로 한국에서 면허 취득 재도전을 시작했다.
면허 전문학원 여러군데에 전화를 해 보고 한군데를 선택해서 직접 방문 후 결재도 하고 학과수업도 3시간 들었다. 2주간 필기공부도 했고 바로 오늘 아침에 필기시험을 위해 아침일찍 면허시험장으로 갔다.
면허시험장에서 신체검사를 마치고 필기시험 결재를 하기위해 창구로 갔더니 담당자님 말씀;
“...면허가 이미 있으신데요?”
“아..하하...저 적성검사를 안해서 이미 취소 돼서 다시 하는 거거든요..”
“아니예요, 면허증이 아직 살아있어요!!!”
ㅇ,.0?
아직도 이 장면에서의 기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살아있다니... 살아있다니.. 왜 살아있지.. 죽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면허야 미안하다 여태 나는 니가 죽은줄로만 알고있었다...
“적성검사 연기가 돼 있는 상태예요. 동사무소에 가셔서 출입국 사실 증명서 하나 떼서 다시 오세요.”
그러고 보니 울 언니가 언젠가 적성검사 연기 신청해 두었다고 한듯도 하다. 그게 십년도 더 전이라 가물가물..
근데 면허학원 등록전에 학원에서 알려주시는 대로 도로공사에도 전화해서 물어봤었는데 다시 따라고 하셨는데...
거기다 적성검사 연기는 몇달정도밖에 안되는걸로 알고있었는데..? 적성검사 기간 10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 살아있다고..?
솔직히는 귀찮은 마음이 너무 컸다. 분명 다시 안된다고 할게 뻔한데 꼭 동사무소를 다녀와야하나..
다시 집에가서 여권을 챙겨서 동사무소를 갔다. 하.. 피곤..
거기서 출입국 사실 증명서를 떼서 다시 면허시험장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담당자님은 출입국 증명서의 날짜들을 꼼꼼히 비교해 보시더니 이건 안된다고..
그럼 그렇지 하는 순간 옆자리 직원분이 빼꼼히 보시더니 그거 된다고 하신다.
ㅇ.,0?
새로 응시를 하려 했던게 2종 보통이라 1종으로 응시원서 다시 작성해서 신체검사 받은곳에 가서 도장 옮겨오라고..
뭐지 이거 진짜 되는건가..?
다시 돌아와서 번호표를 뽑고 세번째 담장자님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분은 또 다시 안된다고..;;
중간중간 국내 체류한 기간을 더하면 지금까지 5년이 넘기 때문에 이건 못해준다고
그럼 그렇지 안되겠지..
그러다 다시 좀전의 그 분이 나타나셨다. 이거 된다고ㅋㅋㅋ
결국 내 서류를 가지고 4명의 직원이 저쪽 높아보이는 직원분의 자리로 가서 모였고 그렇게 총 5명의 직원들은 머리를 맞대로 회의를 하기 시작하셨다. 된다 안된다 된다 안된다 내 귀에는 이거밖에 안들림ㅎㅎㅎ 나도 덩달아서 웃다울다웃다울다..
결국 결론은 된다 ㅎㅎ
지금도 왜 됐는지 잘 모르겠다. 담당자님도 갸우뚱하시며 설명해 주시는데 스스로도 잘 이해를 못하신것 같았다. 원래는 과태료도 있다고 하셨는데 아무것도 안 받고 따끈따끈한 (기계에서 금방 나와서 말그대로) 면허증을 내 주셨다!! 다음에는 꼭 주의하라는 말씀과 함께-
얏호!!!!
다시 내놓라고 할 것 같은 얼떨떨한 기분에 꾸벅 인사를 한 후에 쪼르르 쫒아나왔다. 감격 감격.
피곤이 싹 가시며 바로 자서방에게 전화해서 자랑 ㅋㅋ 난 1종 면허있는 여자야 ㅋㅋ
크게 필요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만일을 위해 만오천원 추가 비용을 내고 영문 면허증으로 받았다.
그리고 운전학원에 전화해서 환불을 부탁드렸더니 학과수업 받은거랑 카드 수수료 그리고 보험료 어쩌고저쩌고를 빼고 나머지를 환불해 주신단다. 사실 면허 시험장 담당자님 말씀으론 면허가 취소돼서 재응시 하는 경우에는 학과교육은 생략이라고.. 근데 그거 모르는 운전학원이 많다능..
뭐 결론은 생각지못하게 갑자기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낀 셈이라 다 좋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시부모님께서 3주전에 보내신 서류가 드디어 도착해 있었다.
이것도 중간에 분실 된 것 같아서 오랫동안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던 서류인데 말이다..
저녁에 자서방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말해 주었더니 자서방이 하는 말;
“하하, 와이프 오늘 슈퍼럭키데이네. 복권사라”
이거 내가 자주하는말인데 어느새 옮았네 옮았어..
“오늘 운은 아무래도 이걸로 충분했던것 같다. 복권은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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