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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한국

중일 친구들 앞에선 왜 방어적이 되는걸까 ㅎㅎ

by 낭시댁 2020. 3. 5.

오랫만에 홍콩에 있는 가요코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너 괜찮아? 요즘 뉴스보니까 한국 상황 안좋던데 걱정돼서-"

"가요코! 난 괜찮아, 홍콩은 어때ㅔ? 한국에서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어. 확진자 숫자는 매우 높지만 확진자의 80%는 대구와 그 주변에 집중된 상황이구, 그 외의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투명하게 동선이 시간과 함께 공개 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돼." 

내 친구지만, 일본인이다 보니 괜히 막 저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했나보다내가 ㅎㅎ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홍콩에서도 많이 조심하고 있지만 나두 괜찮아. 너 다음달에 프랑스 간다고 했지? 가기전에 바이러스 사라지면 만나자!" 

"바이러스가 그렇게 빨리 사라질거라고 기대하고 있는건 아니지?"

"안사라지면 내가 프랑스로 가야겠네!!ㅎㅎ"

이참에 베이징에 있는 에바에게도 메세지를 보내보았다.

"에바!! 베이징 상황은 어때?"

"말도마. 나 1월 중순부터 재택근무중이야. 답답해 죽겠어. 우리 다같이 방콕에서 근무할 때 같이 여행다니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어. 코로나 때문에 방콕에 친구 결혼식도 못가고.. 넌 어때? 한국도 요즘 심각하지?"

난 다시 모범답안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ㅎㅎ

"한국에서는 매우 신속하게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확진자의 수치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지만 확진자의 80%는 대구와 그 주변에 집중된 상황이구, 그 외의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투명하게 동선이 그 시간과 함께 공개 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돼." 

나 또 왜 이런 소리를 하는거니.. ㅎㅎ

내 친구들이지만 괜히 일본인과 중국인과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니 방어태세가 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ㅎㅎ

에바는 베이징이 너무 싫고 방콕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계속 푸념을 했다. 

"베이징에 있으니 내 커리어는 발전할 수 있지만 에프는 커리어를 포기해야만 하고.. 그나마 방콕에 있을땐 둘다 같이 성장할 수 있었는데.. 내가 원하는건 대도시에 돈만 쫒으며 사는 게 아니라, 조용한 곳에 살면서 내 소유의 작은 마당이 딸린 집과 강아지들 그리고 내 가족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이야. 넌 프랑스 가면 이걸 이룰 수 있겠지... 정말 부럽다.."

"에바, 난 니가 베이징에 디렉터로 발령났을때부터 얼마나 부러웠다고~ 이제 프랑스에 가면 정말 내 커리어는 끝이지만, 니가 말한대로 나도 그런 꿈 좀 꿔 볼려구..  한적한 곳 아담한 내 집에서 고양이들이랑 자서방이랑 알콩달콩 사는 꿈." 

"응 여기서 당분간 커리어 쌓고 저금 하다가 기회 닿는대로 다시 에프랑 태국으로 돌아갈거야. 너 보러 프랑스 갈게. 거기서 만나서 우리 짧은 여행이라도 하자. 예전처럼 가요코랑 다 같이"

"나 프랑스 가서 외로울까봐 너무 걱정하는 중인데 니말 들으니까 너무 좋다. 꼭 놀러와"

"에이, 넌 성격이 좋아서 어딜 가나 사랑 받잖아. 걱정할 게 뭐있어. 거기서 분명 친구들 아주 많이 사귈거야" 

너무 착한 에바-

예전에 우리는 퇴근 후 술마시면서 한중일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자주 나누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랑 가요코는 은근히 각자 본국에 대해서 만큼은 조금씩은 방어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둘다 중국에 대해서 만큼은 편하게 흉을 봤던 것 같음 ㅎㅎㅎㅎ 왜냐!  에바가 열린 마음이니까!! ㅎㅎㅎ

 

 

퇴근 후 직장상사 흉볼때는 똑같은 한마음이었는데 ㅎㅎㅎ 

상사 흉 빼고 각자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가요코는 남자 얘기- 에바는 강아지 얘기- 나는 자서방 얘기였던 것 같다. 

코로나야 빨리 사라져라~~ 내 친구들 좀 만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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