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프랑스 배우자 비자를 신청하러 다녀왔다.
배우자 비자는 사전 예약 없이 평일 오전 11시부터 11시 30분 사이에만 접수를 받기 때문에 늦지 않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꽃샘추위도 있는데 내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일찍 나섰다...ㅠ.ㅠ 왜 그랬을까..
지하철을 타러 가는길에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것을 발견했다. 뭐지... 싶다가 곧 마스크 구매를 위한 행렬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아직 9시도 안됐는데.. 그러니까 오픈하기 전인데..
울언니한테 저 사진을 보여줬더니, 홈쇼핑에서 마스크 구매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본인도 저기에 서 있었을 것 같다는...
그렇다.. 우리언니는 공영홈쇼핑 마스크 구매에 성공을 했다.. 나도 수백번 전화 시도를 해 봤지만 연결이 안되던데 어떻게 한거지..
지하철이 왜 이렇게 텅텅 비어있지...코로나때문인가.. 싶었는데 곧 다음 정거장에 사람들이 꽉꽉 찼음;;
11시까지 늦지 않게 와야지 하고 여유있게 (너무)일찍 집을 나선 것인데 결국 10시도 안돼서 도착했다 ㅎㅎ
바로 앞에 있는 커피숍으로 일단 들어갔다. 꽃샘 추위에 손도 너무 시리기도 하고...
뜨거운 녹차라떼를 한잔 마시며 마스크를 잠시 벗어 두었더니 곧 자서방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 전에 혼인신고때문에 여기 같이 왔던거 기억나?"
"당연히 기억나지. 나도 거기 같이 갔어야 하는데.. 그때 우린 택시로 갔었잖아"
그래도 자서방은 비자를 신청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나게 설레고 있다. 드디어 프랑스 정착이 현실이 돼 가고 있다는것을 서로 조금씩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10시 50분쯤에 대사관에 들어갔다. 출입구 앞에 놓여진 물티슈로 손도 닦고 알콜 세정제로도 한번 더 닦았다.
11시가 될때 까지 앞에 앉아서 대기를 하는데 창구에는 프랑스인 남직원 한명 밖에 없었고 내 앞에 대기자는 딱 두명-
굉장히 조용했다.
마침 울언니랑 자서방 두사람에게서 메세지가 왔길래 두사람에게 똑같이 메세지를 보냈다.
"여기 프랑스인 남자직원 잘생겼다"
두사람의 반응이 재미있다. 비슷한 대답인데 너무 다른 늬앙스-
울언니; "그럴리가? 그렇게나 잘생겼단 말이야?"
울언니는 평소에는 자서방에 대해서 저렇게 너그럽게 말하지 않는데 왜 저러지. ㅎㅎ
자서방; "그럴리가!!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아 거의(almost) 잘생겼다고.. 근데 다시 보니까 안 잘생겼네"
"그럼 그렇지"
비자 처리가 얼마나 걸리는 지는 알려주지 않았고, 완료가 되면 전화를 줄테니 그때 여권을 찾으러 오면 된다고 했다. (아 우편접수도 되지만, 나는 직접 수령을 선택 했음)
비자 접수가 완료된 이후에 자서방은 더 심하게 들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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