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한국

할머니 생신선물

by 요용 🌈 2020. 3. 13.
반응형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우리 할머니 이야기로 포스팅-

우리 할머니는 87세이신데 연세에 비해 무지 건강하시다. 

그렇게 건겅하시던 분이 작년 막내이모가 돌아가신 후 충격을 받으시곤 눈에띄게 기력이 떨어지셨다. 그게 너무 걱정돼서 전화도 종종 드리고 저녁 식사도 준비해서 주말마다 식사하러 오시도록 했다. (평일에는 노인정에서 드심) 

몇달전에 엄마가 할머니 모시고 할머니 좋아하시는 국밥집에 가셨을때 주인 아주머니께서 따님과 많이 닮았다며 자녀가 몇이나되시냐고 할머니께 물어보셨단다. 할머니께서는 망설임없이 딸둘 아들둘이라고 대답하셨다고.. 

작년에 돌아가신 막내이모까지 5남매였는데.. 

속도 모르는 주인 아주머니는 어찌 그렇게 딱 맞춰서 잘 낳으셨냐며 깔깔 웃으셨다고... ㅠ.ㅠ 

할머니 생신은 원래 엄마네 5남매가 돌아가면서 치뤘는데 작년에는 바로 돌아가신 이모의 차례였다고 했다.
다들 이모를 잃고 충격을 받은 상태라 내가 선뜻 생신을 차리겠다고 나섰다. 내가 한거라곤 사실 미역국 끓이고 케잌, 술정도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언니와 숙모들이 음식을 각자 준비해서 가져오셔서 상을 다같이 채웠다. 할머니가 오래간만에 기분이 좋아보이셔서 나도 좋았다.

올해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서 내가 생신을 맡겠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외삼촌은 절대 안된다고 했지만..
결국 코로나때문에 취소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집으로 할머니와 언니네만 초대해서 우리끼리 작은 파티를 했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선물- 

내가 디퓨저를 좋아해서 시어머니께서 아로마오일을 프랑스와 베트남에서 잔뜩 사다주셨던게 있어서, 할머니를 위해 디퓨저를 만들었다. 

할머니댁에 갈때 마다 할머니께서 집에서 안좋은 냄새 안나냐고 하도 물어보셔서 디퓨저를 해 드리면 좋아하시겠다고 생각했다. 깔끔한 우리 할머니는 냄새에 민감하시다. 

스티커는 내가 바빠서 구상만 알려주고 언니한테 출력을 의뢰 했다. 그걸 보고 형부는 언니가 숟가락만 얹었다고 웃었지만 ㅋㅋㅋ 언니가 저 막대랑 포장까지 준비했고 스티커도 나영이랑 언니가 다 붙여준걸 생각하면 합작이라고 할 수 있음- 

총 10개를 만들었는데, 정식 생신잔치가 취소가 돼서 손님들이 없었으므로 할머니께 다 가져가셔서 양껏 쓰시고 남은거는 외삼촌이나 친구분들한테 선물드리라고 말씀드렸다.

맘에 들어하셔서 다행이었다. 

오래오래 웃으며 건강하게 사세요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