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 인종차별 결국..

by 낭시댁 2020. 6. 15.

오늘 아침 화가 나는 뉴스를 보았다.
프랑스 니스에서 한국인 여성이 프랑스인 남성으로부터 대중교통 안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프랑스에서 한국인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기사는 처음이라 많이 화가 났고 또 걱정도 됐다.  

곧 검색을 해서 피해 여성이 직접 촬영한 유튜브 비디오를 찾아 자서방에게 보여주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끝까지 본 자서방.

"하아... 저 남자 아랍계같다. 그냥 미친사람이네.." 

"그래도 저 한국여성은 참 용감하게 대처를 잘한거같애. 이거보니까 나 정말 프랑스어도 빨리 배워야겠다. 나라면 한마디도 못했을거야. 그런데 그 상황에서 촬영까지 하다니.."

"음.. 글쎄... "

잠시 침묵하던 자서방. 

"솔직히... 내 생각에는 그냥 무시하는게 최선인 것 같아. 저런 인간들은 어느나라에나 있어. 나 태국살 때 태국남자들한테 저런 대우 몇번 당했다고 내가 말 안했지? 퇴근하다가 태국남자들이 나더러 [파랑, 고백 투 유어 컨트리] 하면서 욕도 하고 그랬어. 그런 사람들이 제정신이겠어? 난 그냥 무시했어. 미친 사람이니까 상대 안한거지."

"정말? 왜 한번도 그 얘긴 안했어?"

"그럴 가치가 있나? 정말 무의미한 경험일 뿐이야. 어느 나라를 가건 미친놈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뿐이야. 와이프가 프랑스에 반감이 생기는게 싫어." 

"응. 여기 비디오보면 중간에 주변 프랑스인들이 도와주는 장면도 나오잖아. 솔직히 요즘 이동네 에서 생각보다 동양인들이 많이 보여서 마음이 놓이고 있었는데..." 

"이 동네 이웃사람들도 벌써 봤잖아? 적어도 와이프 생활 반경안에는 위험한 사람 없다고 생각해.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이민자들이나 그 3-4세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긴 하지만 그사람들도 범죄일으키는 사람들은 아니야. 그리고 난 우리가 파리같은 대도시에 사는게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낭시에서는 괜찮아. 베트남 이민자들도 많아서 동양인들을 봐도 그냥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도 만약 내가 저런 일을 당하면 어떻게 처신해야 최선일까?" 

"맞서싸우거나 휴대폰으로 촬영할 생각은 절대 하지마. 저런 정신나간 사람한테 일일이 대꾸해 주다가는 상황이 더 심각해 지니까 그냥 무시하고 피했으면 좋겠어. 대중교통이었다면 그냥 내리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자서방은 시부모님께 비디오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시어머니께서도 말씀하셨다. 

"절대로 그 사람이 평범한 프랑스인이라고는 생각하면 안된다 알겠지? 프랑스인 눈에도 그런사람은 미친걸로 보인단다."

어차피 나는 프랑스어를 잘하지 못해서 저만큼 용기있게 대꾸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누가 나더러 저런 욕을 한다고 해도 못알아들을 확률도 있음..ㅎㅎ

적어도 이곳에서 만나본 이웃들은 모두들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그래도 정말 조심해야겠다..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구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