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 새출발117

활기 넘치는 살아있는 도시, 프랑스 디종 원래 여름 휴가는 전혀 계획에 없었다. 버거씨가 몇번 제안을 해 왔지만 나는 매번 거절을 했다. 1년에 5주나 되는 연차지만 최대한 아꼈다가 내가 싫어하는(;;) 추운 겨울에 따뜻한 곳으로 휴가를 가는편이 더 낫겠다고 항상 대답을 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지 못했던 국경일이 있었네? 우리의 광복절인 8월 15일이 프랑스에서도 국경일이라는것이다. 그때 버거씨가 며칠만 휴가를 써서 가까운데라도 다녀오자고 했고 나는 결국 승낙을 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말을 껴서 4박 5일간 브루고뉴 지방으로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버거씨는 숙소를 혼자서 예약을 했다. 첫날 1박 2일은 디종에서 묵을 예정인데 나머지 3박 4일은 어디서 묵는지 안알랴준단다. 브루고뉴 지역 어딘가라는것만 알고 있으란다. 작은 서프라이즈라나.. 2024. 9. 21.
낭시 문학박람회. 작가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멋진 행사였다. 일요일 오전, 쌀쌀했지만 하늘은 청명했던 스타니슬라스 광장에서 버거씨와 아침 식사를 먹은 후 우리는 잠시 산책을 하기로 했다. 광장 한켠에 세워져 이 전시물- 버거씨 말로는 로렌출신 (혹은 낭시 출신인가?) 유명한 예술가들이라고 했다. 버거씨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집어서 나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저쪽에서 사람들이 엄청 많이 나오고 있는데... 뭔가 있는지 우리도 가볼까? 알고보니 뭔가 큰 행사가 진행중이었다. 나를 보며 새초롬하게 손을 흔드는 중세 복장을 하고 있는 총각. 옆에 언니들도 중세 복장을 하고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열심히 나눠주고 있었다. 야외에 설치된 멋진 임시 정원을 가로지른 후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장소가 조성되어 있던 것이었다) 큰 간이 건물이 보이길래 그리.. 2024. 9. 20.
오늘도 즐거웠던 주말 데이트 이번주말에는 버거씨가 낭시로 왔다.  오후 4시에 마치는 내 스케줄에 맞추어 버거씨가 낭시역에 도착했다. 요즘 버거씨는 운전을 하는 대신 기차를 자주 이용한다. 내가 기차표 50% 할인이 되는 연간 회원권을 구매하는걸 보고 따라서 구매하기도 했다. 차나 기차나 소요되는 시간도 비슷하고, 기차를 타면 팟캐스트도 집중해서 들을 수 있고 쪽잠도 잘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  오늘 우리 뭐할까?  내 질문에 버거씨는 우선, 낭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까페로 나를 데려갔다. 버거씨가 낭시에 올 때마다 내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자주 들르는 곳인데 나는 아직 한번도 못가봤기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켄싱톤커피를 드디어 왔구나. 주인부부는 버거씨말대로 정말 친절했다. 버거씨는 친구에게 소개하듯 나를 기쁘게 그들에.. 2024. 9. 19.
첫만남인데 괜히 친근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바람에 지난 주 내내 시장에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토요일인 어제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님들이 밀물처럼 몰려들어서 어찌나 놀랬던지. 덕분에 우리 세 사람은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보냈다.  아무리 바빠도 반가운 손님들은 있는 법이다.  한 동양인 여성이 영어로 음식을 주문했는데 괜히 끌리는 느낌(?)에 그녀에게 어디서 왔냐고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그녀의 놀라운 대답.  "아 사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와, 한국인이셨나요?" "아니요. 한국어는 못해요.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들었지만 저는 네덜란드로 입양이 되었거든요."  아...  "그래도 저는 항상 제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요! 한국인의 피가 있는데요. 우리는 자매네요!"  나.. 2024. 9. 18.
해외에서 혼자 살지만 따뜻한 추석을 느껴본다. 한국은 오늘부터 추석 연휴라지... 월요일은 나에게 휴일인데 딱히 할일이 없어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친정엄마에게 화상전화를 드렸는데 통화 도중에 오빠네 가족이 마침 도착하는게 보였다. 언니네는 형부네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다들 분주한 모습이다. 통화를 끝낸 후 나는 뭐 할까 잠깐 고민을 했다. 추운데 그냥 다시 침대에 누울까. 우리집은 왜이리 추운걸까 ㅡㅡ; 대충 옷을 걸쳐입고 밖으로 나왔다. 장이나 보러가야지. 딱히 살건 없는데... 생수를 사면 되겠구나. 쥬키니를 사다가 혼자 호박전이라도 부쳐먹을까...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별 생각없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때 에어팟을 뚫고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 SK와 함께 있는 그녀의 친정어머니께서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나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고 계셨다.. 2024. 9. 17.
우리는 환상의 팀이다. 지난번에 빈야드에 산책왔다가 너무 늦어서 와인만 마시고 갔던 바로 그 테라스에 다시 찾아갔다. 토요일날 퇴근하자마자 기차를 타고 티옹빌에 내렸을때 버거씨가 나를 태우자마자 서둘러 차를 몰며 말했다.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점심식사만 예약을 받는다는거야. 저녁에는 그냥 선착순이래. 오늘 제발 테이블이 있어야 할텐데..." 테라스바 입구에 도착했더니 여기저기 주차된 차들이 어찌나 많은지! "하... 좋은 징조가 아니네... 자리가 없을지도 모르겠어." 역시 토요일 저녁이라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어쩌지.... "나 여기 일단 내려줘. 앞차들보다 먼저 달려가서 테이블을 맡아놓을게." "오! 역시 내 여자친구는 똑똑해." 테이블을 맡는것 만큼 주차자리를 찾는것도 보통일이 아닌듯해서 나는 일단 혼자 안으.. 2024.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