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새출발117 친구네 고양이가 갑자기 친한 척 하는 순간 함께 일하던 내 동생 M이 최근 타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행정절차며 집을 구하는 일 까지 쉬운게 하나도 없어보였다. 다행히 프랑스인 남자친구가 일주일간 휴가를 내고 함께 따라가 준 덕분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는 듯 했다. 문제는 낭시 집에 혼자 남겨진 이 집 고양이 티거였다. (원래 타이거인데 프랑스어 발음으로 그냥 귀엽게 티거ㅋ) M은 아직 이사할 집도 확정이 안돼서 호텔을 전전하고 있다고 하면서 티거 걱정에 전화로 울먹였다. 에고고 내가 너네집 가서 티거 잘있나 봐주고 올게. 돈워리. (어쩌다보니 때마침 내가 얘네집 열쇠까지 갖고 있었네ㅋ 티거는 운도 좋지)M의 집까지 가려면 이렇게 예쁜 강을 두번 건너간다. 저녁 노을이 반사되니 강이 어찌나 예쁜지. 저녁먹고 음악을 들으며 산책.. 2024. 9. 15. 독일 사브뤼켄 당일 나들이 버거씨는 어머니의 집을 나온 후 근처 독일 도시 사브뤼켄으로 차를 돌렸다. "사브뤼켄은 낭시 정도 규모의 도시야. 엄마랑 쇼핑이나 외식을 할 때 자주 가는 곳이지. 가까우니까 들러서 구경시켜줄게." 국경에 산다는것은 정말 흥미로운거구나. 프랑스에 살면서 쇼핑이나 외식을 할때는 독일로 간다. 그냥 여의도에서 마포가듯이 어느순간 나라가 바뀌고 언어가 바뀐다. 이날 날씨가 꽤 더웠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좀 신이났다. 올 여름에는 이렇게 쨍한 날씨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아서 (특히 내가 쉬는 휴일은 왜이리 흐리기만 한 지 ㅠ.ㅠ) 오래간만에 쨍한 여름 햇빛을 만끽했다. 한 여름에 꽃이 피었나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들었던 예쁜 나무들. 꽃이 아니라 그냥 이파리 색이었던 것 같다. 행인들마다 독일어로 대.. 2024. 9. 14. 하루에 3개국을 차로 넘나들면서… 버거씨네 동료들과 바베큐 파티를 한 이틀 후인 월요일이었다. 재택근무를 하겠다던 버거씨는 갑자기 휴가를 내게 되었다. 일요일인 전날 우리는 바베큐 파티때 남은 음식들을 쳐다보다가 이걸 어떻게 다 먹을지 잠깐 고민을 했고 버거씨는 그때 갑자기 "우리 엄마한테 갖다드릴까?" 라고 말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버거씨네 부모님은 오래전 이혼을 하신 후 서로 다른 도시에 살고 계신다. 재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신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좀 외롭게 지내고 계시다고 한다. 버거씨는 어머니의 예민한 성격탓이라고 종종 말한 바 있다. 자주 찾아가면 부담스러워하시고 심지어 한번에 많은 인원이 찾아가면 예민해지셔서 누나네 부부와 함께 방문하는일도 드물다고도 했다. "엄마한테 전화드려서 너랑 같이 먹을거 갖고 찾아뵙겠다.. 2024. 9. 13. 버거씨네 동료들과 바베큐파티를 했다. 버거씨가 한달전부터 기다리고 기다렸던 바베큐 파티가 드디어 버거씨네 테라스에서 열렸다. 친한 동료들에게 나를 소개시켜 주고 싶다고 그렇게나 벼르던 자리인데 결국 몇몇사람은 스케줄이 안맞아서 못왔고 세 사람이 와주어서 나와 버거씨까지 다섯명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토요일 오후였는데 내가 도착했을때는 이미 버거씨가 만반의 파티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였다. 기분이 한껏 들떴는지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서 신나게 춤을 추는 버거씨. 자꾸만 나더러 일어나서 같이 추자고 보채는데 나는 고개만 도리도리하고는 버거씨의 한물간 브레이크 댄스를 구경했다. "이따 친구들 오면 꼭 그렇게 춤 춰야된다?" "아니야. 이건 너만을 위한 춤이야." 혼자보기 아까운데… "요즘애들은 춤출때 팔 그렇게 많이 안쓴대. 나이든 .. 2024. 9. 12. 프랑스 시장에서 일하는거 힘들지 않냐고요? 우리시장에서 단연 손님이 가장 많은 가게는 빵집이다. 다른데는 손님이 없어서 한가할때에도 빵집에는 항상 줄이 길게 서 있다. 정육점 아저씨는 빵집이 문을 닫으면 정육점 손님도 줄어든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렇게 손님이 많은 빵집에서 늦은 오후 남는 빵이 있으면 시장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하지만 대부분 바게트같은 거친 빵들이라 나는 주로 거절을 한다. 곡물빵이나 바게트를 얻어서 내가 먹는대신 친구에게 준 적은 몇 번 있다. 오늘은 오후에 혼자서 가게를 보고 있었는데 4시가 넘으니 배가 좀 고파왔다. 빵집을 바라보며 달달한 빵오쇼콜라나 하나 사먹을까 생각을 하고 있던차였는데 글쎄 텔레파시가 통한 것 처럼 빵집 언니가 나에게로 달려왔다. "쇼쏭오뽐이랑 브리오슈 드실래요?" "네!!!" 내 대답.. 2024. 9. 11. 문득 모든게 완벽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버거씨와 와이너리 테라스에서 돌아오던 길. 차창밖으로 아름다운 노을이 물들고 있었다. 와인 한 잔의 영향이 컸던 걸까. 갑자기 가슴이 벅차왔다. 때마침 차안에서 흘러나오는 몽환적인 음악도 크게 한 몫을 한 것 같다. "완벽한 순간이야." 이렇게 말하고는 운전하고 있는 버거씨를 돌아보았는데 버거씨 얼굴에도 노을 빛이 붉게 내려앉아 있었다. "응.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안그래도 버거씨는 혼자서 실없이 웃고 있던 중이었다. "아름다운 이 노을, 이유없이 웃고 있는 남친, 멋진 이 음악까지.... 아! 그리고 피자가 나를 기다리고있지! 완전 완벽해." 버거씨는 차에서 랜덤으로 흘러나오던 음악의 제목을 확인하더니 바로 저장을 했다. "이젠 이 음악을 들으면 이 순간이 떠오르겠지." 버거씨가 나처럼 F.. 2024. 9. 1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