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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봄이 일찍 문을 두드리고 있다.

by 낭시댁 2021. 2. 27.

아쉬빠멍티에와 감자빠데를 가지러 시댁에 갔을때였다. 

항상 손님이 오면 쪼르르 나와서 반겨주는 우리 모웬! 

 

 

이스탄불은 어디로 갔는지 코빼기도 안보인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테라스문이 활짝 열려있는 탓에 문지기가 없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도 시댁의 벽난로는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벽난로 위에 포로가 되어 고무줄에 포박돼 앉아있는 남자를 보고 나는 또 빵터졌다.  

 

 

"안그래도 불쌍한데 고무줄을 왜 감아놓으셨어요..."

내말에 시어머니께서도 그제서야 발견하시고는 웃으심 ㅋㅋㅋㅋ 그래도 안풀어주셨다. 지못미...

 

"날씨가 너무 좋은데요? 벌써 봄인가봐요!"

"아니야. 아직 겨울이야. 이상기온이지. 아직 이렇게 따뜻하면 안되는데 봄꽃도 벌써 피고..." 

 

 

요즘 낮최고 기온이 18도까지 올라가는 중이다. 그런데 아직 봄이 올때는 안되었다고 하셨다.

 

 

오븐에 들어간 감자빠떼가 익으려면 아직 40분이 걸리기 때문에 나는 테라스에서 어슬렁거리며 쾌청한 공기를 만끽했다. 

 

 

정원에 있는 미라벨 나무에 새순이 꼼지락꼼지락 올라오고 있다. 

 

 

그러고보니 정말 시어머니 말씀처럼 정원 곳곳에 봄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보라색이 너무 이~쁘다!

 

"그 까짓 꽃보다 내가 못한게 모냥!"

 

모웬이 졸졸 따라다니며 나를 스토킹 하고 있었다.ㅋㅋ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이꽃들은 지금 피는 꽃이 맞다고 하셨다.

"크리스마스 장미(rose de noël) 라고 한단다.  

 

 

꽃들이 죄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예쁜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얼굴 좀 보쟈...

 

 

졸졸 따라다니는 정성을 봐서라도ㅋㅋ 모웬이랑 놀아주어야만 했다. 

 

 

오랫만에 빗질 좀 하자, 추바카야....  

 

 

사실 얘는 빗질을 해도 티가 안난다... 추바카....ㅋㅋㅋ 

 

 

갑자기 움찔하며 경계하는 모웬! 

 

 

무언가 발견한 모양이다. 

바로 정원에서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중...

이스탄불이라면 몰라도 모웬은 새나 파리나 사냥에 소질이 꽝이다. 그저 이렇게 구경만 할 뿐...

 

 

빗질을 하고 나니 내 눈에만 멀끔해졌다. 다른 사람이 보면 차이를 못 느낄 듯...

"이스탄불, 어딨니~ 너두 빨리 빗가지고 줄서야지!" 

진짜 이렇게 소리를 쳤는데 끝까지 이스탄불은 나타나지 않았다.

빨리 찾아온 봄날씨에 이스탄불도 들떠서 외출을 즐기는 중인가보다. 

그나저나... 봄에 프랑스에 들어왔는데 봄이 금새 찾아오고 있구나. 세월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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