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께서 사진을 몇장 보내주셨다.
"이 고양이집 예전에 모웬이 쓰다가 싫증내길래 치워놨던거거든. 무스카델이 쓰면 되겠다 싶어서 꺼내놨단다. 편할때 와서 가져가렴~"
"아직도 좋아하는거 같은데요?"
"아니야. 자기 의자위에 올려놔서 들어간거지. 또 한동안 저러다가 싫증낼거야."
음...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정말 가져가도 되려나...
아무튼 우리 우편물도 챙겨올것들이 있고 해서 시댁으로 갔다.
예의(?)없이 빼꼼히 나를 쳐다보는 두 녀석들.
사람을 봤으면 인사를 먼저 해야 할거 아니냐..... 아무리 맨날 찾아오는 얼굴이라지만...
이스탄불은 오늘도 나를 보자마자 문 좀 열어 달라는 눈길이다. 넌 어쩜 이리 안변하니 ㅋㅋ
아무튼 시어머니와 앉아서 수다를 좀 나누다가 나는 모웬의 옛날 집을 가져가려고 들고 일어섰다.
"모웬, 집 고마워~ 무스카델이 잘 쓸거야."
안된다... 내 집이다...! 내려놔라!!
이스탄불까지 와서 못가져가게 하면 나는 정말 안가져갈 의향이 있었는데 이스탄불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듯...
"그럼 나 가져간다~ 고맙다 모웬!"
집으로 와서 별 생각없이 냥이 집을 안락의자 위에 올려두었다.
캣타워에서 해를 쬐며 졸고 있던 무스카델이 바로 달려와서 관심을 보였다.
이리도 빨리 다가 올 줄이야...
안에 모웬의 냄새가 가득할텐데 킁킁거리며 탐색을 하더니 곧 앞발을 내딛는 무스카델!
안애 들어가서도 킁킁거리며 탐색을 이어갔다.
숫컷냄새가 나기는 해도 집이 꽤 마음에 드나보다.
곧 자리를 잡고 앉아서 편하게 그루밍을 시작했다.
그리고 30분 후-
집이 편안하구나~
금새 집주인이 다되었다. 이리도 빨리 적응할 줄이야...
무스카델이 만족스럽게 입주를 마친(?) 사진을 시어머니께도 몇장 보내드렸다.
"오 귀엽구나!! 혹시 나중에 무스카델도 싫증을 내면 다시 모웬에게 돌려주렴. 싫증낼때마다 고양이들의 집을 돌려가며 쓰는것도 좋을 것 같구나!"
자서방이 소파에 누워서 티비를 보는데, 그 모습을 무스카델이 턱을 걸치고 바라보고 있었다. 넋이 빠진거니... 아님 자서방이 방구를 뀐걸지도...
티비를 보던 자서방은 무스카델 표정이 웃겨서 사진을 찍는 중이다.
생각없이 저 자리에 올려둔건데 아무래도 저 자리에 계속 둬야겠다. 안그래도 우리는 티비를 보다말고 습관적으로 무스카델이 어디에 있는지 두리번거리곤 하는데 저기 있으면 티비도 보고 무스카델도 보고~ 그리고 무스카델은 티비는 안보고 우리만 바라보고 ㅋㅋ
요즘 집값이 비싸서 다들 힘들다는데 넌 운이 참 좋구나. 착한 모웬덕분에 무상임대주택이 생겼잖니~
싫증날때까지 공짜로 사용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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