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시부모님께서는 시골에 사는 파티마네 집을 방문하신다며 같이 가자고 하셨다. 따라갔다가 우리끼리 일찍 올까 말까 갈등하다가 결국은 시부모님만 다녀오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일요일, 시어머니께서는 파티마네 동네에 있는 농장에 가셔서 마리게즈 소시지를 사오셨다며 잠깐 와서 가져가라고 하셨고 이번에는 나말고 자서방이 오랫만에 시댁으로 갔다.
잠시후 돌아온 자서방의 손에는 마리게즈 소시지 이외에도 이것저것 꽤 많이 들어있었다.
"우리엄마 항상 이러시잖아. 갈때마다 꼭 한가방 묵직하게 싸주시잖아."
농장에서 마리게즈 소시지와 함께 질좋은 정봉(jambon)도 사오셨고 거기다 나를 위해 훈제연어로 한덩어리 싸주셨다. 내가 갈때 마다 한두개씩 주시는 후지사과는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고, 호두도 한웅큼 주셨다. 또 무스카델을 위해서는 간식 한상자-
생선맛과 닭고기맛이 각 6개씩 총 12개가 들어있었다.
"무식아! 이리온~"
곧바로 한캔 따서 그릇에 조금 덜어주었다. (한번에 많이 먹질 못해서 조금씩 주지 않으면 남긴다.)
이래서 먹방을 보는가보다...
한참 흐뭇하게 보다가 시어머니께도 보내드렸다.
"거기다 콜자유를 조금 섞어서 주면 털 건강에 좋단다. 그리고 그라블랙스 연어는 먹고 어떤지 말해다오."
"연어는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훈제예요?"
"아니, 소금에 절인거야. 빵에 약간의 버터랑 같이 차게 먹으렴. 레몬도 넣어도 되고."
"네, 감사합니다."
"난 정말 맛있더라구.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연어를 그렇게 먹는단다."
하지만 청개구리 나는 연어비빔밥으로 먹었다. ㅎㅎㅎㅎ 샐러드 잔뜩 넣고 초고추장 대충 만들어서 계란찜과 함께. 계란찜이 신의 한수였다.
그리고 저녁에는 늦게 퇴근해 온 자서방을 위해서는 정봉과 함께 구운감자를 준비했다.
40분간 오리기름에 바삭하게 구워낸 감자의 향이 끝내줌...
샐러드는 많이 먹으라고 꾹꾹 눌러담았다. 와인과 내가 구운 시리얼 빵-
사실 저기에 자서방은 마요네즈를 곁들여서 먹었다. 1일 1식을 하기때문에 그냥 먹고싶은대로 먹게 둔다.
요즘 다이어트한다고 저녁 6시 이후에는 물밖에 안마시는 나를 유혹하며 내 입에다 자꾸 음식을 (마요네즈 듬뿍 찍어서) 넣어주려고 했지만 끝까지 입을 다물고 버텼다.
"어제 자서방이 엄청 잘먹었어요."
"정봉 맛있었니? 농장돼지란다."
아... 갑자기 그때 본 농장 돼지들의 선한 눈망울들이 떠오른다;;
"저는 아직 안먹었어요. 오늘 낮에 먹을거예요."
"먹는걸 그냥 구경만 했다는 말이니?????"
"어제 저녁을 안먹었거든요."
사실은 5시반쯤에 해독쥬스랑 삶은 계란 하나 먹었음.
"가엾기도하지!"
"만족스럽게 많이 먹더라구요."
"나도 만족스럽단다. 살을 뺐거든!! 곧 젊은 남자를 찾으러 나설거야."
"행운을 빌어요!!"
"그리고 매우 부자인..."
역시 유쾌하신 우리 시어머니. 이모티콘도 남다르시다! 살을 빼셨는데 뚱냥이 이모티콘이라니 ㅎㅎㅎ
오늘 저녁에는 마리게즈 소시지를 먹... 지 말고 이건 며칠 후에 먹어야겠다. 뭔가 가공육을 너무 많이 먹는 기분이라 오늘은 좀 건강식으로 준비해야겠다. 그래도 냉장고가 너무나 든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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