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자서방과 티비를 보고 있는데 시어머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휴대폰 화면에 미리보기로 메세지만 떴는데 "이스탄불이 더워서 죽었다." 라고 써져있어서 나는 진짜로 깜짝 놀랬다!
"이스탄불이 죽었다고?!" 큰 소리로 외친후 메세지를 열어보니 축 늘어져있는 이스탄불의 사진이 몇장 있었다. 자세히보니 조금씩 포즈가 달랐다. 안죽었구나...
놀래서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리는데 시어머니께서는 "무스카델도 저러니?" 하고 메세지를 보내셨다. 자서방은 아직도 두눈을 똥그랗게 뜨고숨죽이며 나를 보고 있었음 ㅋㅋ
"정말로 놀랬잖아요!"
"왜?"
"이스탄불이 죽었다고 하셔서요."
"더워죽는다고"
휴... 나는 안도하며 심장을 쓸어내렸다. 프랑스어 초보자인 나에게 이런 농담은 정말이지 치명적이다.
최근 며칠동안 기온이 25도가 넘어가면서 더워졌다. 그래도 아직은 에어컨없이 참을만 한데 무스카델은 더운날이면 주로 옷장에서 지낸다. 졸기도 하고 멍하니 명상도 하고 ㅎㅎ 철제라 배를 깔고 앉으면 시원할것 같기는 하다.
모웬은 여름이면 거의 테라스에 있는 별장(?)에서 조용히 지낸다. 2층 가지고 서로 싸우는법도 없이 이스탄불은 군말없이 1층을 사용한다.
시댁에서 얻어온 시원한 색의 식탁보를 깔았다. 이제는 낯선 식탁보에도 곧잘 관심을 보이는 무스카델이 번쩍 뛰어올라왔다.
식탁보에서 시댁에서 나는 향기가 났다. 우리 시어머니께도 이런 좋은 향기가 난다.
역시 빨간색보다는 푸른색이 시원하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이번주에는 비소식도 많고 다시 20도 초반대로 기온이 떨어진다고 한다. 부디 올 여름은 많이 덥지 않기를... 우리 무스카델 더워서 고생할까봐 걱정이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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