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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 운전면허증 드디어 수령했다.

by 낭시댁 2021. 9. 20.

오늘 시어머니와 운동을 갔다가 집에 돌아왔더니 남편이 내 앞으로 우편물이 왔다며 내밀었다.

땀을 흘렸기 때문에 샤워먼저 한 후 머리를 말리고 나왔는데 남편이 우편물을 들고 욕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당장 이거 먼저 뜯어 보란다.

급할게 없는데...

우편물을 받아들고 봉투를 뜯고 있으려니 남편이 마치 간식을 기다리는 무스카델의 표정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짜잔! 드디어 프랑스 면허증이 왔구나!  

아흑... 이거 때문에 맘고생한 걸 생각하면 아주 그냥... 느려터진 프랑스 행정... 이거 받는데 거의 일년이 걸렸네...

그런데 자서방이 나보다 더 좋아하며 나를 끌어안았다. 

"축하해. 너무 자랑스러워."

"진짜 자랑스러워? 나 운전도 못하는데... ㅡㅡ;"

"내가 가르쳐줄테니까 걱정마. 다음번에는 우리 동네 한바퀴 돌자."

아... 나 자신없는데... 일요일 새벽에 돌거면 몰라도...

아무튼 프랑스의 느려터진 행정때문에 홧병이 날뻔했던 적도 많았는데 이제라도 받게돼서 너무나 다행이다. 체류증 카드를 받았을때 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그저께는 시댁에 가서 시부모님과 도란도란 차를 마시다가 내가 자서방과 운전 연수를 했던걸 말씀드렸다. 자서방이 나에게 10점을 줬다고 했을때 시부모님께서는 웃으시면서도 운전을 안했으면 당연한거니 걱정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시아버지께서는 본인께서 직접 연수를 시켜주시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셨다.

"나 좋은 장소도 알고 있어! 내 차로 가르쳐줄테니 말만 하거라. 쩌어기 산쪽에 차가 거의 안다니는데가 있거든."

말씀은 감사하지만 나는 망설일수 밖에 없었다. 시아버지와 의사소통이 걱정되었던 것이다. 시아버지께서는 내 어설픈 프랑스어를 참 잘 알아들으신다.ㅋ 하지만 서툰 운전 중에 긴박한 상황이라도 발생하게되면 의사소통때문에 내가 더 당황하게 될 것 같아서 겁났다. 어찌저찌 프랑스어로 이 부분을 설명했지만 시아버지는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하셨다. 제가 안괜찮아서 그럽니다...

"제가 아주 조금만 더 운전 실력이 붙고 나면 그때 부탁드릴게요."

"그래 아무때나 말만 하렴."

이렇게 든든하신 시부모님이라니!



지금은 남편에게 의지해야 할 것 같다.

고작 10점밖에 안주냐고 불평했더니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앞으로는 향상된 일만 남은거잖아. 10점보다 더 나빠지진 않을테니 긍정적으로 생각해."

이럴때만 긍정적이지...

나도 혼자 힘으로 대형마트가고싶다아... (직접 운전하면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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