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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 떨이 세일의 고수를 보았다.

by 낭시댁 2021. 9. 26.

아침에 일어나니 둥그런 달이 여전히 하늘에 걸려있었다.

무식아 나랑 장보러 갈래?

하늘은 새 파란데 막상 나와보니 쌀쌀해서 깜짝 놀랬다. 기온을 확인해 보니 7도... 아침 기온이 이제 한 자리수로 내려간걸 보니 가을인가보다 흐엉...

예쁜 장미야 오래오래 견뎌다오...

기왕 장보러 나오는 날에는 아침 일찍 나오곤 한다.
이른 아침 산책삼아 시원한 공기를 맡는것도 좋고 리들 떨이세일에 고기도 득템할 수 있고... 꽁먹고 알먹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셔터 맨 앞에 바퀴달린 장바구니와 함께 서 계신 아주머니는 올때마다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계신 분이다. 아무래도 엄청엄청 일찍 나오시는 모양이다.ㅋ

오늘도 셔터가 열리자마자 우르르 들어갔고 모두들 고기코너로 쏜살같이 달렸다. 나는 체면을 지키기 위해 ㅋㅋ 양반걸음으로 무신한듯 성큼성큼.. 하지만 보폭은 크게크게...

그렇게 4등쯤으로 도착했다. 어차피 떨이상품은 일인당 두개씩만 구입할 수가 있기 때문에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내 앞에 미리 도착한 아저씨는 여러개를 집었다가 마음에 드는것만 고른 후 나머지는 나에게 넘기셨다. 아침에 이곳에서 흔히보는 암묵적인 매너이다.ㅋ

그런데 내 뒤에 있던 키큰 금발 아주머니가 악착같이 안으로 파고 들더니 모든 떨이상품들을 자기 장바구니에 쓸어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접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거친 몸동작과 함께.

난 어차피 앞에 3등 아저씨가 넘겨주신 소고기랑 소시지를 이미 습득해서 만족스러웠으므로 미련없이 자리를 떴다. 그래도 궁금해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두개밖에 못사는데 왜 저러나...

그 아주머니가 어떻게 할건지가 살짝 궁금해졌다ㅋ

아무튼 마트를 한바퀴 돌아서 우유, 바나나, 계란등 필요한 물건들을 담던 나는 여전히 고기코너 근처에서 꽉찬 장바구니를 들고있는 욕심 많던 키큰 금발아줌마를 발견했다. 그녀는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전화기에다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ㅋㅋㅋㅋ

가족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빨리 나오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말을 안듣나보다. 한사람당 두개밖에 못산단말이야!! 다른 식구들 다 데리고 지금 빨리 다 나오라고!

아하하하
나는 표정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속으로 너무 웃겼다. 이따가 시어머니께 말씀드려야지 ㅋㅋㅋ 프랑스어를 알아듣기 시작하니까 재미있는 일이 더 많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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