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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 영화가 좋아진다_영화 Delicieux (델리시우)

by 낭시댁 2021. 10. 4.

지난주말에 난생 처음으로 프랑스 영화관에 가 보게되었는데, 그때 내가 프랑스 영화가 좋다고 말했더니 이틀후 시어머니께서 또다른 영화를 보여주셨다.

지난번에 갔던 영화관과는 다른 곳이었지만 Cameo라는 이름의 영화관이었다.

전광판이나 팝콘판매대같은건 여기도 없다.

코로나에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없었다. 우리까지 총 5명쯤 있었던가...?
스크린도 작고, 관람의자 경사도 너무 없어서 답답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우리가 본 영화의 제목은 "Delicieux(델리시우)". 영어로 맛있다는 의미는 딜리셔스라고 발음하지만 프랑스어로는 델리시우-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화면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웠다.

프랑스 영화 델리시우 줄거리 나갑니다-

"프랑스 혁명이 있었던 1789년. 그때 또다른 혁명이 있었다. 그들이 최초의 레스토랑을 오픈한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채 여전히 허영심과 특권의식이 가득한 공작과 그의 친구 귀족들. 그들은 아무나 '요리'를 즐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들처럼 '아는' 사람들만 '요리'를 즐길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느날 공작은 친구들을 잔뜩 불러서 요리를 대접했고, 사람들은 그의 요리사인 피에르의 요리에 모두 흡족해 했다.
겉모습에서 허영과 자만이 뿜뿜하는 귀족들- (일부러 우아한 모습 보다는 우수꽝스럽고 허영심이 느껴지도록 연출한 듯 했다.)

음식 맛있다고 칭찬할려고 요리사 피에르를 불렀는데

추기경같이 생긴 이 사람이 요리 하나를 집어들더니 피에르에게 이 요리의 이름이 뭐냐 물었다.

"그 요리의 이름은 델리시우예요."

"안에 뭐가 들어갔지?"

"...감자요."

"뭐랏?! 이딴 돼지나 먹는 음식을 우리한테 멕이다니!!"

추기경은 바로 접시를 내던졌고 다른 귀족들은 돼지흉내를 내면서 깔깔 웃으며 피에르를 놀려댔다.

그리고 수치스러움에 부들부들떨던 공작은 그 자리에서 피에르를 해고했다.

사실 이 요리는 피에르가 엄청 공들여서 만들었던건데...

밀가루 도우안에 슬라이스 감자들을 감싸넣고 그 위에 한땀한땀 데코까지 심혈을 기울여서 자부심이 컸는데...

피에르는 아들과 함께 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돌아왔고 다신 요리를 안할거라고 다짐했다.

그러던 며칠 후 낯선 여인이 찾아와서 피에르에게 요리를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물론 피에르는 거절했는데 그녀는 시키는건 뭐든지 하겠다며 비가 오는데도 밤새 기다렸고, 결국 피에르가 알았다고 승낙을 했다.

사실 그녀 역시 귀족때문에 가족을 잃은 기구한 사연이 있었다.

그녀는 잼이나 과일디저트를 잘 만들었다.

원래는 파리를 오가는 나그네들의 말을 맡아주거나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조금씩 팔았는데 아들과 그녀의 제안으로 최초의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된다. 그리고 최고로 전체요리, 메인, 디저트로 코스를 나누어서 메뉴를 짰다. (그 전에는 한번에 모든 음식을 만들어야 해서 너무 바빴다.)

레스토랑의 이름 또한 델리시우-

계층에 관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 같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피에르는 공작을 찾아가서 공작이 그리워하는 그의 특제 마요네즈를 만들어 준 후 자신의 레스토랑으로 다음날 식사 초대를 했다.

사실 이 날 피에르는 동네사람들에게 무료 식사에 초대하는 전단을 뿌린 상태였고, 공작 커플은 단둘이 식사하는 도중에 서민들이 들이 닥치자 당황했다.

또한 공작은 문제의 그 감자 요리도 다시 먹게 되었고 결국 피에르와 식당안의 서슬퍼런 서민들의 쓴소리가 이어지자 결국 못참고 줄행랑을 쳐 버렸다.

이 남자는 공작네서 일하는 사람인데 영화 뒷 부분에서 후련한 표정으로 가채를 집어 던지고는 레스토랑 서빙을 돕는 모습이 나온다.

그 시절 음식을 요리하고 또 그 요리를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 시대상등등이 나에게는 모두 흥미로웠다.

그리고 부엌, 요리도구, 집안 가구 및 살림살이, 의상등을 구경하는것도 재미있었다. (나무신발이 나오는데 너무 불편해보였다.)

영화가 끝났는데 엔딩자막이 다 올라갈때까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고 조금 놀랐다. 일단 불을 안켜주니 어두워서 못일어났기도 하고... 어쩔수없이 ost를 모두 감상해야만 했다.

시어머니께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영화가 별로였다고 하셨는데 나는 이 영화가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프랑스 영화가 정말 좋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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