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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나는 아직 가을 타는 중인데 벌써 겨울이 오는것 같다.

by 낭시댁 2021. 10. 10.

아침에 장보러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깜짝 놀랬다.
평소처럼 긴팔티셔츠에 가을 자켓을 걸치고 나왔는데 날카로운 찬바람이 뼈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이 들었다.

기온이 갑자기 이렇게 급변해도 되는건가. 심지어 최저기온은 2도...
그러고보닐 주변 행인들의 옷차림은 벌써 겨울이다.
나는 봄 여름을 매우 좋아하지만 가을 겨울은 싫다. ㅠㅠ 가을만 되면 괜히 센치해지곤 한다.

불과 한달전에 싱그러운 녹음이 예뻐서 찍어뒀던건데 오늘 마침 이 길을 지나다가 본 똑같은 나무에는 여름의 녹음이 한차례 꺽인 모습이었다. 슬프다 ㅠ.ㅠ

시댁에서는 벌써 벽난로를 사용하고 계셨다. 이 벽난로 덕분에 가스비가 많이 절약된다고 여러번 말씀하신다.

시아버지께서는 매년 하시는 것 처럼 올해도 올리브를 새로 담으셨다.

프랑스에 와서 맞이하는 두번째 가을이라니..

나는 시간이 빨리가는게 너무 싫은데 우리 시어머니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를 생각하고 계신다.

"작년 노엘때는 코로나때문에 내가 아무도 못오게 했잖니. 그래서 올해는 다들 안빠지고 올것 같구나. 그래서 말인데, 너희집에서 두어사람 재워도 되겠니?"

"그럼요, 당연하지요!"

"매트리스는 내가 알아보고 있으니 걱정말구... 아, 넌 크리스마스 선물 뭐해줄까?"

"어머님은 뭐해드릴까요?"

"난 아무것도 필요없다."

"저두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이긍... 그럼 넌 할머니들 입는 스웨터 사줄거야. 단추 이만한거 달린거. 혹시 그 전에 다른게 갖고싶으면 말하거라."

시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슬퍼질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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