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내 생애 첫 오페라의 감동 _ Le palais enchante

by 낭시댁 2021. 10. 13.

지난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프랑스인 언니 오빠가 생겼다.

파티마와 그녀의 남편 마누, 그리고 새로 만난 브리짓이라는 분과 함께 우리는 오페라 공연장으로 향했다.

입장전 코로나 백신 증명서(보건패스)를 보여주는 절차도 잊지 않았다.

나와 파티마는 3층, 그리고 마누와 브리짓은 2층 좌석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나는 아름다운 인테리어에 저절로 탄성을 질렀다.

오페라의 제목은 : Le Palais enchante (마법에 걸린 궁전) 이었다. 사실 내용을 크게 이해하려는 욕심은 애초에 없었다.

자서방은 오페라 내부가 굉장히 아름답기때문에 사진을 열심히 찍으라고 말했다. 나는 오페라 내부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들뜬 상태였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랫층에 있을 마누와 브리짓을 열심히 찾았는데 보이질 않았다. 알고보니 그 둘의 자리는 안쪽에 따로 분리된 공간에 있었는데 답답하다며 3층으로 올라왔고, 진행요원에게 말했더니 정면쪽에 자리가 비었으니 원하면 그리로 옮겨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오예!

우리는 완전 정면좌석으로 맨앞에 넷이 나란히 앉을수가 있었다. 완전 횡재!

이 장면은 사실 공연이 모두 끝났을때 출연자들이 인사하는 모습이다. 

잠시후 공연이 시작될때 무대 막이 서서히 올라갔고 오페라 가수의 음색을 듣는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플롯 연주를 듣는듯한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공연은 총 3시간 반짜리였는데 사실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서 지루한 순간이 한번씩 찾아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소름이 돋았던 장면이 총 세번이 있었다.

맨 처음 무대가 열렸을때가 그 중 하나이고,

두번째는 난데없이 등장한 여자 무용수의 춤실력. (공연 내내 그녀는 액스트라처럼 장면마다 다양한 단역으로 출연하더니 갑자기 신들린 춤을ㄷㄷ...)

무용수가 두명이었는데 남자 무용수도 볼만했지만 여자 무용수는 ㄷㄷ..

그리고 세번째는 객석에 관중처럼 앉아있던 합창단원들이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벌떡일어나서 합창을 할때였다. 합창하는 장면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웅장했고 심장을 꽝꽝 때리는 감동을 느꼈다.

신기했던 점은 무대에 촬영기사가 두사람이 공연내내 배우들을 근접 촬영하고 있었고, 그 촬영 장면은 무대 전체 혹은 무대 일부를 스크린삼아 리얼타임으로 재생되었다. 그래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함께 느낄수가 있었다.

무대에 프랑스어로 자막이 나오긴 했지만 그걸 이해하기에 내 불어 실력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 다행히 2막 끝나고 쉬는 시간에 브리짓이 공연정보 링크를 알려줘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1642년 로마에서 제작된 이 azione in musica는 Ariosto의 서사시 Orlando furioso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 중심 주제는 '사랑'. Fabrice Murgia는 인간적 차원을 강조하기로 선택했으며 이를 위해 배경을 우리 시대로 옮겼습니다. 다른 많은 남녀 희생자들을 안고 있는 마법의 궁전은 미로 같은 복도, 지하실, 바닥이 불타는 비밀을 숨기고 있는 체인 호텔로 탈바꿈했습니다. 마술사 아틀란테는 아마도 종교적인 정신에서 악마의 화신일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생물로 기사를 끌어들이고 매춘부의 매력으로 꽃미남을 끌어들이고 커플의 문제를 일으키고 둘을 갈라놓는 놀이를 합니다. 그의 동기가 매우 명확하지 않은 상태. 우리가 결말에 도달했다고 믿을 때 놀라운 마지막 반전은 그것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사악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뒤에 있는 아저씨가 바로 악마의 화신이자 마법사인데 극중에 나오는 다양한 커플들을 훼방놓고 괴롭힌다.
그리고 앞에 두 사람 너무 귀여웠다. 오른쪽 남자는 남자임에도 너무나 맑은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가졌고, 왼쪽 남자는 오른쪽 남자의 동작을 분신처럼 흉내내면서 익살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한번씩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넋을 놓고 구경하기도 했다.

지휘자는 건반연주를 하면서 온몸으로 지휘를 하기도 했는데, 지휘자의 움직임에 집중하니 음악이 더 생동감있게 들렸다.

마법사는 모습을 바꾸어서 나타나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훼방을 놓았다. 그래서 커플들이 오해를 하고 상처를 받았다.

누워서 어떻게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놀라기도 했다. 마이크도 없이 육성으로 원형 극장 곳곳에 목소리가 전달되는것도 신기했다.

공연히 끝나고 박수를 어찌나 많이 쳤는지...

박수를 자꾸 치니까 배우들도 못내려가고 다시 나와서 인사하고 그럼 또 다시 박수치고ㅎㅎㅎ

내 생애 첫 오페라는 성공적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