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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꽃보다 단풍! In 프랑스

by 낭시댁 2021. 11. 1.

요즘에 만보 걷기에 도전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단풍들은 눈을 너무 즐겁게 해준다. 맑은 공기와 쌀쌀한 기온까지 어우러지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동남아에 오래살면서 잘 느끼지 못했던 가을을 이곳에서는 만끽하고 있다.

우리 무식이 평소에는 벽이나 창틀만 바라보더니ㅋ 오늘은 유독 오랫동안 바깥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왠일이지...

동네 주변에 공원 두군데가 모두 오늘따라 닫혀있어서 매우 실망하긴 했지만 덕분에 못가본 곳으로 모험을 했다.

만보를 걷는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니었다. 7킬로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평소 걷는걸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8천보쯤 되면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그 옛날, 한양에 과거 시험을 보겠다고 짚신을 여러게 꿰어서 몇몇일을 걸어갔던 지방 선비들은 대체 얼마나 고생을 한 것인지!

마을버스인듯한데 크기가 앙증맞다. 아직 버스는 한번도 못타봤네...

한번도 가 보지 못한 낯선 길로 걷다보니 관광객이 된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리고 계속 걷다보면 낯익은 장소가 짠 하고 나타난다!

이곳은 센트럴 병원이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봄에 피는 꽃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보았다. 가을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에게 이런 생각은 아주 큰 변화이다.

우리나라 은행나무들도 지금쯤이면 이렇게 샛노랗게 물들었겠지...

바람이 불때마다 노란색 눈송이들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오늘밤에도 꿀잠 자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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