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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아깽이 시절 친구와 서로 재회한 고양이들

by 낭시댁 2021. 11. 13.

시부모님께서는 새벽에 스웨덴으로 떠나셨고 나와 자서방은 아침일찍 시댁으로 가서 모웬을 데려오기로 했다. 사랑스러운 모웬과 무스카델이 함께 있으면 사랑스러움이 두배가 되겠구나!!

우리 부부는 둘다 신이 났다.

거실 소파에서 우리를 반기던 모웬을 케이지가방에 납치를 했다. 모웬이 동물병원에 갈때마다 사용하던가방이 지금은 우리 무식이 가방이 되었다. 아무튼 모웬은 또 병원에 가는줄 알고 발버둥을…;;

이스탄불은 오늘도 지하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모웬이 사라져도 빈자리를 잘 못느낄것 같기도 하다 ㅡㅡ;


집으로 오자마자 모웬은 좀 어리둥절해 하긴 했지만 나와 자서방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는 표정(?)으로 곧 집안 구석구석을 탐색하려고 했다.

그때 무스카델이 나왔다.

'손님이 오셨다고...?'
표정보다 실제로는 더 반가워했음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겁도 없이 모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렇게 둘은 잠깐 서로를 탐색하고 인사를 나눴다.

너희 어릴적에 같이 놀았던거 기억나니? (둘은 동갑이고 같은 브리더네서 태어나서 아깽이적에 공동육아로 엄마 냥이들에게 함께 길러졌다. 둘다 성도: 퓨홀다졸 똑같고 이름도 M으로 시작한다.)

너희는 남매와 다름없는 친구였단다…

이때부터 뭔가 틀어진게 틀림없다....

모웬이 먼저 외면해 버렸고 무스카델은 이때부터 모웬이 아무리 승질을 내어도 (모웬이 하악질을 하는걸 처음봤다!) 아랑곳없이 모웬을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ㅠ.ㅠ

집요한 무스카델의 관심 때문에 모웬은 점점 더 겁을 먹게되고 말이다...

모웬이 싫다는데도 멀리 못가고 주변을 맴도는 무스카델

"쟤 누구냥? 내 친구냐옹?"

결국 겁먹고 부엌 구석에서 한참을 웅크리고 있던 모웬이 안쓰러워서 그 자리에다 자서방이 고양이집을 갖다주었다.

저 고양이 집도 원래는 모웬껀데 지금은 무식이가 쓰고 있는거..

"나한테 오지마!"

하악질 하다가 나한테 혼나는 모웬. 옆집 고양이 틱스한테나 그래보시지!
하지만 무스카델은 하악질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눈치가 없는건지...

모웬앞에 앉아서 친절한 목소리로 냐옹거리고 있는 무스카델 ㅋㅋ 마치 "그거 내껀데..." 하는 듯한...

모웬이 사료를 먹어도 바로 앞에서 지켜보며 "그거 내껀데... 그래도 너 먹어..." 하는 듯한 친절한 냐옹소리를 냈다.

나는 얼어버린 모웬이 걱정돼서 캔을 하나 따서 두그릇 따로 덜어주었는데, 모웬은 무스카델에게 옆에 오지말라며 하악질을 했고 무스카델은 아랑곳안하고 간식먹는 모웬의 뒷태까지 검사했다 ㅋㅋㅋ 이러니 모웬은 환장된장함…

부엌 구석에서 몇시간째 못움직이고 있던 모웬을 보다못한 자서방이 결국 안고와서 거실 캣타워 바구니에 넣어주었다. (이 캣타워도 모웬이 쓰던거…ㅋㅋㅋㅋ)

역시나 무스카델은 또 옆에와서 친절한 목소리로 냐옹거렸다.

"그거 내껀데... 너 하고 싶으면 해..."

무식아... 우리 모웬한테 시간을 좀 주지 않을래...?

모웬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는 무스카델과 그런 무스카델이 너무너무 신경쓰이는 모웬.

무스카델때문에 안절부절..
모웬만 바라보는 무스카델과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웬

둘다 성격이 너무 순하고 비슷한데 이번에 차이점을 확실히 느꼈다.

모웬: 고양이보다 사람을 더 좋아함.
무스카델: 사람은 무섭지만 고양이는 별로 안 무서움. 생각보다 눈치가 없고 또 매우 친절함.

공통점: 둘다 어린시절 기억따윈 없음

그날밤 우리 침실에서는 소리없는 전쟁이 일어났다.

모웬이 침대위에 올라와서 나와 자서방옆에 꼭 붙어서 잠을 청한 것이다. 그걸로는 부족했던지 무스카델이 우리 근처에 못오게 하느라 밤새 하악질을 해댔고 무스카델은 자꾸 근처에 오고싶어서 처량하게 울었다.


아침이 되자마자 우리는 모웬을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
한달이면 몰라도 일주일은 서로 적응하다가 누구하나 기쁘지 않게 끝날것만 같은 짧은 일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우리집에서 파란만장한 만 하루를 보낸 모웬은 다시 자기네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집에 무스카델이 없었다면 모웬은 적응이랄것도 없이 우리와 아주 잘 지냈을것이다.

그리고 무스카델은... 아무래도 친구가 필요한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놀아줘도 브리더댁에서 고양이들과 사는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이사를 하고 좀 안정이 되면 그때 순한 아깽이로 친구를 만들어 주기로 자서방과 다짐을 했다.

별일 없냥~?

한편, 오늘도 지하실에 있던 이스탄불은 모웬이 하룻동안 없었다는것도 모르고 있는 것같다...

 

유튜브 영상도 구경오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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