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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나도 화장실 폭파할 줄 안다. 하핫

by 낭시댁 2021. 11. 27.

오후에 책상에 앉아서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있을때였다.
방문이 열리더니 자서방이 빼꼼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라떼 만들어줄까?"

나는 집중이 흐트러지는게 싫어서 고개도 안돌린채 대충 대답했다.

"아니…"

그 말이 사뭇 냉정하게 들렸던지 자서방은 방문앞에서 떠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나 사랑해?"

"당연하지."

"얼만큼?"

"...보쿠(많이)...?"

눈치보느라 끝을 올리며 대답했더니ㅋ

"보쿠? 그건 대답이냐 질문이냐?"

"대답이야, 보쿠. 그러는 남편은?"

"사랑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많이. 넌 내 인생 최고의 여자야."

세상 스윗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내 정수리에 뽀뽀를 하더니 금새 오바하면서 정수리 냄새에 흠칫하는 시늉을 하는 남편ㅋㅋㅋ 하지만 아침에 감았기때문에 나는 당당했다.

아참, 이건 물어봐야지ㅋㅋ

"그럼... 내가 어제 화장실 (냄새)폭파한것도 사랑스러웠어?"

남편 표정이 돌연 험악하게 바뀌었다.

"미리 말이라도 좀 해주지! 그렇게 폭파를 해놓고 그냥 외출해 버리다니! 나는 무방비상태로 들어갔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뭐 눈물씩이야...ㅋ 어젯밤에도 남편은 자기전에 저 소리를 했었다. 그때 내 대답은 이랬다. 어차피 내가 떠난 이후의 상황은 내 알바가 아니라고.

"내가 그저께부터 배아프다 그랬지? 그 문제를 한번에 해결했던 대단한 순간이었어. 그리고 나는 어머님이랑 약속에 이미 늦어서 급하게 달려나갔을 뿐이고- 남편이 직후에 거기에 들어갈줄은 몰랐고..."

남편은 그래도 기분이 안풀리는지 계속해서 궁시렁거렸다. 분명 방에 들어올때는 세상 스윗하게 들어왔는데 나갈때는 얼굴을 한껏 찌푸리고 나가네...?

남편 뒷통수에 대고 나는 큰소리로 말했다.

"남편- 인생 최고의 여자에게 라떼 한잔 해주시오-"

우유 거품내서 라떼 만드는 걸 그저 좋아하는 남편은 특별히 바닐라 설탕을 넣었다며 눈을 반짝이면서 대령해 주었다.

어쩌냐...이거 먹고 나 또 쾌변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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