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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인이 쏘맥이라면 치를 떨게 된 사연

by 낭시댁 2022. 1. 19.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사진들.

때는 3년전인가... 아무튼 자서방이 마지막으로 한국에 방문했을때였다. 그때마침 내 사촌여동생이 작은 가게를 개업했다고 해서 갑작스레 언니네 식구들과 개업식에 가게되었다.

가게안에는 사촌동생 친구들과 외삼촌의 회사동료들로 이미 꽉차있었고 우리 식구들까지 합류하자 자리가 부족해서 삼촌이 그냥 가게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자고 했다.

저녁 공기도 너무 좋았고 한데 어울려서 술을 마시다보니 삼촌 회사동료들과도 금새 편해졌다.

문제라면 삼촌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는 점.
삼촌은 자꾸만 남들에게 술을 부추기면서 본인은 교묘히(?) 안마시고있었다. 자서방은 삼촌때문에 혼자 쏘맥을 연거푸 마셨고 (그놈의 자존심때문인지 거절은 못하고...)취기가 살살 오르게되었다. 다들 운전한다 한약먹는다는 둥 핑계를 대면서 잘도 피해가던데..

아무튼 그렇게 마시고 눈이 좀 풀렸을때 삼촌이 또 그거 마시고 취했냐며 ... 자서방은 안취했다는데 자꾸만 취했다고 하니까 자서방은 약을 올랐나보다... 결국 삼촌의 제안대로 안 취한거 증명하는 의미로다가 둘이서 한발뛰기 경주를... 응? 왜 하는건데....?

출발 신호를 받았을때 삼촌은 움직일 생각도 안했는데 자서방만 또 이기겠다고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근데 여보... 거긴 땅인데...

바닥에 있던 호스에 걸린것이다.

사실 이때만 해도 다들 웃느라 난리가 났었다.

나영이가 결승선 앞에 서서 깡총거리고 있었는데 자서방은 그쪽으로 넘어지면서 나영이가 다칠까봐 부둥켜앉고 넘어지다가 이마를 먼저 땅에 찧었다.

자서방이 헤맑게 웃으면서 고개를 들었을때는 이마에서 피... 피가...

개미를 잡는게 아닙니다.

그걸보고 나는 달려가서 울음이 터졌고 자서방은 그 와중에도
"삼촌은 출발도 안하는거 내가 다봤어. 술도 마시는 척만하고 나혼자만 마시게 하고..." 라며 중얼중얼 따지고 있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이마에서 피난다고...ㅠ.ㅠ

이건 어떻게 찍힌 사진인지 모르겠다. 바로 앞에 고깃집 사장님께서 나오시더니 밴드를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걸로 안되겠는걸..."

외삼촌은 그때 가게에서 나온 외숙모한테 등을 찰지게 맞고 있었다. 몇대나 세개 맞는걸 봤으니 자서방 기분이 좀 풀렸을것 같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부모님께서는 일찍 주무시고 계셨고 그 다음날에는 그냥 술먹고 넘어져서 다친거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이틀후 외숙모께서 엄마께 전화를 드리는 바람에 뒤늦게 전말을 알게되신 후, 엄마는 목에 핏대를 세우시며 삼촌 욕을 하셨다.

크게 다친건 아니었지만 흉터가 살짝 생겼다.

그 후로 남편은 쏘맥이라면 치를 떤다. 그리고 다음에 삼촌을 만나면 할말이 많다고 하는데…
언제나 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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