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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파삭파삭 맛있는 햄버거를 만들었다.

by 낭시댁 2022. 4. 28.

러시아 전쟁의 여파인지 최근 동네 슈퍼에서 밀가루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조만간 들어오겠지하며 며칠째 나가봤는데도 밀가루 판매대는 항상 텅텅 비어있었다. 그러다가 오늘은 유기농 밀가루가 들어와있길래 그나마 운좋게 몇개를 가져왔다.
그리고 더 운이 좋았던 것은!

떨이세일과 쿠폰 무료 상품들을 잔뜩 득템해 왔다는 것이다ㅋ

세척 샐러드 0.20유로, 다진 소고기 360g 1유로, 돼지고기 2.1킬로 1유로!! 그리고 무료쿠폰으로는 치즈랑 딸기파이-

오늘의 득템들!

치즈는 시댁에 드릴거고- 돼지고기는 스프링롤을 만들까 하다가 그냥 소분해서 수비드로 포장해서 냉동실 넣어두고 다양하게 활용하기로 했다. 다진 소고기는? 저녁 메뉴 햄버거 당첨!

요즘 우리집에 흰 밀가루가 귀해진 반면에 미리 쟁여두었던 제빵기용 밀가루는 진작에 쟁여놨기때문에 이번에는 그걸로 햄버거 빵을 만들기로 했다. 씨앗과 곡물이 섞여있으니 몸에도 더 좋겠지..

반죽은 발효를 몇시간 시켰다가, 모양을 빚은 후 따뜻한 오븐에서 30분간 부풀게 만든 후에 구웠다.

햄버거용 빵 4개 그리고 나머지 4개는 소시지넣고 뉴욕식 핫도그를 만들려고 길죽하게 모양을 만들었는데 부풀고 나니 모양이 영 웃기게 변했..

아무튼, 200도에 20분간 굽는동안 타이머를 맞춰놓고서 나는 창가에서 나른하게 졸고있던 무식이랑 한가롭게 놀았다.

타이머가 울었을때 나는 생각없이 알람을 끄고나서 무식이랑 계속 노느라고 빵을 깜빡해버렸다! 😭

결국 타는 냄새가 거실까지 세어나왔을때가 돼서야 나는 비명을 지르며 부엌에 달려갔고...

빵들은 하나같이 딱딱해진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아 지못미…
부시맨브레드가 떠오르는 비주얼들...

먹을 수 있겠지...? ㅡㅡ; 다시 굽기도 귀찮지만 무엇보다 밀가루가 너무 아까워서... 일단 반을 갈라보니 속은 멀쩡하구만!

결국 맨 위에 탄부분만 빵칼로 슥슥 긁어내서 모두 살려냈(?)다. 다 먹어줄게...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토마토가 없어서 대신 버섯을 구워서 넣었다. 다진 소고기는 수비드에 익힌 후에 소금 후추 듬뿍 뿌려서 겉에만 뜨거운 팬에 구웠다.

자서방은 햄버거 두개, 나는 한개.

그럭저럭 보기좋게 완성했다ㅋ

자서방은 다행히도 아주 맛있게 먹어주었다.

"완전 맛있어! 빵도 바삭하고ㅋㅋㅋ 입천장이 좀 다친것 같긴 해도 너무너무 맛있어!"

나는 콜라랑 같이 먹어서 그런가 입천장은 멀쩡했다.ㅋ

"근데 빵은 왜 태운거야?"

"...타이머를 끄고 무식이랑 계속 노느라 깜빡했지뭐야..."

"아, 그럼 무스카델이 잘못한거네!"

"맞아, 무스카델때문이야!"

우리부부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앞에 있는 무식이를 마음껏 탓했다.

췟......


남은 빵은 다음날에도 먹었다. 😆(맨 위에만 도려내고..)

평소에는 반으로 잘라서 안쪽만 팬에다 살짝 구웠는데 이번에는 빵에 수분을 좀 주고 싶어서ㅋ 전자렌지에다 물 반컵과 함께 빵을 1분정도 돌렸더니 촉촉하고 부드러워졌다! 다행히 자서방은 더이상 입천장을 다치지 않고 햄버거와 핫도그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결국 해피엔딩-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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