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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어머니의 가오리요리

by 낭시댁 2022. 3. 20.

오후에 시어머니께서 메세지를 보내오셨다.

[이거 먹어볼래? 이렇게 생긴거야.]

가오리 사진을 함께 보낸것으로 보아, 가요리 요리인가보다. 그런데 요리는 꼭 푸딩같이... 디저트스러운데…

오래전 이모가 만들어온 생선묵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는것을 아무리 좋아하는 나라지만 그건 정말 힘들었다... 홍어보다 더...) 정중히 거절했다.

[감사합니다만... 저는 다음에 먹어볼게요.]

[나 이거 자주 안 만드는데!!!! 너 이거 먹어본 적 있니???]

앗... 직접 만드신거였구나. 난또 일부러 사다주신다는 줄 알았다.

[아니요, 직접 만드신거면 당연히 맛보고 싶어요!! 사다주신다는 줄 알았어요.]

[완전히 내가 만들었지. 나의 작고 깨끗한 두손으로.]

그렇게 나는 시댁으로 달려갔다.

어머님께서는 바로 먹으라며 접시에 담아주셨지만 저녁에 먹겠다고 했더니 다시 유리그릇을 덮어주셨다.

가오리살에 약간의 야채와 해초피클(?)이 들어갔다고 하셨다. 뭔가 여름음식스럽다.

초콜렛 브라우니도 반쪽 잘라주셨고...

파티마네 암탉이 낳은 싱싱한 계란도 두개 담아주셨다.

"제가 파티마네 닭들한테 이름도 붙여줬었는데... 그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ㅋ"

"아... 그 중에 한마리는 죽었어. 옆집 개가 물어죽였대. 그래서 새로 한마리를 들였는데 검은색이랑 흰색이 섞인게 얼마나 예쁜지 몰라. 이 계란은 싱싱할때 먹으렴!"

저런저런... 옆집개 나빴다...

 

그날 저녁. 자서방에게는 전날 먹다 남은 파스타를 데워주고 나는 시댁에서 얻어온 이 가오리 요리를 개봉했다.

포크로 반을 뚝 잘랐더니 자서방이 그렇게 먹는게 아니라며 푸딩처럼 한조각씩 조금씩 잘라먹는거라며 잔소리를 했다. 생선도 못먹는 양반이 훈수는...

가오리살은 아주 부드럽고 맛있다. 하지만 피클맛이 진해서 결국 빵을 가져와서 같이 먹었다. 나쁘진 않았지만 뭔가 생선에 젤리라니 나에게는 느낌이 낯설었다.

맛있다고 하면 또 만들어주실 것 같아서 어머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후식으로 자서방이 가져온 브라우니+바닐라 아이스크림!
이거이거 최고네...ㅋ

다음날엔 매콤한 마르게즈 소시지로 볶음밥을 만들어서 파티마네 농장 달걀을 반숙으로 부쳐서 얹어먹었다. 계란이 색깔만봐도 아주 싱싱해 보였다.

역시... 고급진 가오리요리 보다 난 이게 더 맛있다..
제 입맛이 저렴해서 죄송합니다 엄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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