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로 시어머니의 생신이시다. (벌써 1년이 지났다니!)
하지만 내가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격리해제 직후에 시부모님을 식사에 초대하기는 좀 불안하실 것 같아서 다음주말에 식사에 초대를 하기로 했다. 그래도 생신 당일이신데 나는 못가더라도 남편이라도 잠깐 다녀올 수 있도록 꽃다발을 어제 미리 사다놓았다.
그런데 막상 남편을 보내자니 또 불안해서 남편더러 자가키트로 테스트를 하라고 시켰다. 그리고 기왕 하는거 나도 같이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드디어 음성이네...! (확진 받은지 11일만이다.)
그래, 뭐 음성이 나왔으니까... 나도 시댁에 가야겠다ㅋ
음성 여부는 격리해제후라면 상관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시부모님의 연세가 있으니 더더 조심하게 되는것이었다. 아무튼 이제 나도 음성이니까 나도 시댁 따라갈래... 어제 사둔 꽃다발을 들고 남편과 손을 잡고 걸어갔다. 날 흐린 오전인데 기온이 11도나 된다.
거진 보름만에 놀러간 시댁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아늑한 벽난로와 고소한 빵과 버터냄새...
그리고 나를 변함없이 문지기로 대해주는 이스탄불까지...
야...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데...
정원에도 봄 기운이 구석구석 스며들고 있다.
시부모님과 우리 부부는 차나 커피를 마시며 그간의 밀린 소식을 주고받았다. 나 때문에 자서방도 그간 시부모님을 뵙지 않았던 것이다. 송구합니다요;;
그리고 어머님께서는 선물로 들어왔다며 초콜렛과 깔리송(?)을 꺼내주셨다.
또 자서방이 입고 있던 후드자켓과 비슷한 옷이 아버님께 있는데 사이즈가 크게 나왔다며 새것과 다른없는 상태의 자켓도 하나 꺼내주셨다. 자서방 사이즈에 꼭 맞아서 자서방이 좋아했다.
시어머니표 빌베리 잼까지...
우리 부부는 주시는대로 열심히 챙기면서도 상황이 웃겨서 웃었다.
"어머님 생신이신데 선물은 저희가 다 받아가네요 ㅎㅎ"
모웬은 내가 뭘 자꾸 얻어가는게 불만스러지 빤히 쳐다보더니 곧 체념하고 낮잠에 빠졌다.
우리는 차를 마신 후 양손가득 들고 나오면서 한번 더 어머님 생신을 축하드렸다. 그리고 다음주 토요일 점심식사에 두분을 초대했다. 이번에도 시어머니께서 드시고 싶어하시는 돌솥비빔밥으로 메뉴를 정했고 후식으로는 자서방이 폭신한 사과케잌을 강추했다. ㅇㅋ 접수완료!
모웬, 너두 밥먹으러 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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