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우리가 [프랑스에서 느낀 문화 차이]에 대한 주제로 각자 작성했던 파일들을 이용해서 선생님께서는 교내 전시회를 마련하셨다.
수업이 끝날때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전시회에 안올까봐 불안하셨던지 몇번이고 꼭꼭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당연히 가야지요! 😊😊
행사 시작까지 30분이 남아서 친구들과 매점에서 간식을 사먹으며 놀다가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다.
각종 음료수며 마들렌과 봉봉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언제 찍었는지 학생들의 인터뷰도 화면에서 나오고 있었는데 우리는 저런거 안찍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안도하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들과의 짧은 만남
갑자기 교직원 한명이 나에게 다가 오더니 혹시 중국말을 할 줄 아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대여섯명의 중국인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못하지만 중국말을 하는 친구는 안다고 말한 후 대만인 친구를 불러다주었다. 막상 부른 후에는 서로간의 국적을 듣고 어색해 하진 않을까 뒤늦게 걱정이 들기도 했다.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그들은 서로 매우 반가워하며 오래오래 중국말로 계속 대화를 하고 있었다. 정말 오래오랫동안 말이다ㅋㅋㅋㅋ 그들은 이학교 의과대학생들인데 낭시에 온지는 고작 2달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비록 국적은 달라도 같은 언어를 쓰는 누님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내 친구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공손한(?)태도로 경청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내가 다 흐뭇했다.
다른 친구들이 프랑스에서 느낀 문화 차이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읽는것도 재미있었다.
팔레스타인 친구는 집안에서 신발을 신는 문화가 낯설다고 했다. 집으로 찾아온 간호사에게 신발을 벗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었는데 거절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는데 나와 같이 읽고 계시던 한 선생님께서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집으로 찾아온 간호사에게 신발을 벗어달라고 요구한 것은 너무했다며 거절하는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셔서 이 또한 문화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레이시아 친구는 일요일에 상점들이 문을 닫는게 불편하다고 했고 페루 친구는 건물 1층을 0층으로 표기하는게 혼동스럽다고 했다. 나에게는 모두다 공감되는 내용들이었다.
아, 내가 쓴 까까, 똥, 뽀뽀등에 대한 내용도 반응이 꽤 좋았다. 어떤 사람은 나한테 한국인이냐며 저기 누가 웃긴거 써놨다고 가서 읽어보란 소리도 했다ㅋㅋ 그게 저예요ㅋㅋ
콜롬비아 작은 음악회
잠시 후 졸업생스러운 노련한(?) 미소를 가진 콜롬비안 총각이 작은 콘서트를 준비했다며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려운 단어를 쓰는것도 아닌데 매우 유창하고 자연스러운 그의 프랑스어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나는 맨 앞 정면자리에 앉아서 그 남자에게 집중했다. (바로 앞에 앉아서 너무 뜨거운 눈빛을 보낸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저 잘 들으려고 뚫어져라 바라본 것일 뿐...)
다양한 모양의 악기들이 테이블위에 준비되어있는데 그 남자는 우리에게 자연을 닮은 소리를 들려주겠다며 모두 눈을 감아달라고 했다. 순식간에 주변은 고요해졌고 우리는 모두 시키는대로 눈을 감고 숲속 한가운데에 와 있다는 상상을 하며 악기소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는 동안, 그는 악기나 소품을 바꿔가며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새소리나 자연의 소리 그리고 아름다운 관악기의 멜로디가 잔잔하게 어우러졌다.
그런데 나는 하필 맨 앞에 앉아있어서 이 남자가 혼자 악기를 바꿔가며 여기저기 동분서주하는 소리가 들려서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와버렸다. 잔잔한 연주 소리와 상반되는 혼자만의 분주함이 왤케 웃긴지;; 웃음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웃음이 너무 많아서 가끔 감당이 안된다...)
더 웃긴건 내 옆에 앉아있던 친구는 진지하게 눈을 감은 상태로 한손으로는 휴대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는... 그녀는 뒤늦게서야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웃겼는지를 깨달았고 우리는 함께 영상을 돌려보면서 같이 웃었다. 역시 그 남자는 혼자서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던것이다. (연주는 너무나도 훌륭했다!!)
두번째곡을 연주할 때는 악기연주를 도와줄 지원자가 필요하다고 하길래 내가 손을 번쩍 들었고 곤봉같은걸 받아서 연주에 참여했다.
혹시 관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 없냐고 물었을때는 내가 뒤에 서 있던 페루 친구를 자꾸만 돌아보았더니 몇몇 사람들이 저절로 그 친구를 쳐다보았다.😂😂 무안해진 그 친구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딱 연주 잘하게 생겼는데...
참여하는 합주도 끝나고, 그 남자는 앵콜송으로 콜롬비아 민요스러운 노래까지 멋진 목소리로 힘차게 불러주었다! 나는 또 열심히 곤봉을 흔들었고! 아름다운 연주와함께 너무 즐거운 음악회였다!
어느새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나와 몇몇 친구들은 서둘러서 빠져나왔는데 그때까지도 여전히 몇몇 사람들은 흥에 취해서 다같이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흔들고 있었다.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뤄져서 준비하신 선생님께서 꽤 흡족하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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