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과의 세번째 만남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지난주에 코로나에 걸렸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이틀만에 pcr검사에서 다시 음성으로 나와서 며칠 더 쉬다가 5일만에 학교에 나왔다.
"나 지난주에 한국어 스터디그룹이랑 요 페이지 공부했어. 그래서 이건 다 읽을수 있어!"
으쓱한 표정으로 말하던 그녀는 당당하게 읽기를 시작했지만 첫번째 단어부터 막혔다.
"아닌데.. 나 분명 다 읽을수 있었는데 ㅋㅋ" 😅😅
그녀는 다음주 한국어 스터디그룹에서 단어게임을 할거라고 했다. 그룹 멤버중 누군가를 한국어로 묘사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이름을 맞추는 게임- 그 모습이 상상이 안가고 너무 궁금한데... 나중에 나도 초대해달라고 말해도되려나...
"드라마 도깨비는 어땠어?"
"아... 나 그거 보다가 말았어. 재미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내눈에는 남여 주인공의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는거야. 여주는 교복입은 고등학생인데 가뜩이나 말투나 행동도 완전 아기같고... 도저히 나랑은 안맞더라..."
"응 나이차가 많긴하지. 여주는 고딩이었고 남주는 900살이거든." ㅋㅋ
그녀가 다른 드라마를 추천해달라고 하길래 나는 미스터선샤인을 추천해주었다.
"아차... 여기도 남녀주인공 배우들의 나이차가 좀 나는데... 연기력이 좋아서 별로 신경이 안쓰이더라. 난 너무 재미있게 봤어."
"꼭 봐야겠다. 아참, 도깨비에서는 오빠라고 안하고 아저씨라고 하더라? 오빠가 더 좋은말 맞지? 아저씨는 나이가 많은 사람을 부를때 쓰는거고."
"응 맞아. 한국 남자들은 오빠라는 말 좋아해."
"오빠오빠! 발음이 너무 귀여워서 좋아! 근데 오빠라는 단어에 비해 언니 호칭은 별로 인기가 없나봐?"
"그렇지.. 언니들은 나이에 민감하거든ㅋ"
"한국에선 남자연인에게 주로 오빠라고 불러?"
"오빠라고도 하고 자기라고도 하고..."
카린은 남편을 몽셰리라고 부른단다. 우리부부는 모나무흐. 둘다 "내 사랑" 뭐 이런 뜻인데.. 나와 자서방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잘도 "내사랑"이라고 부른다. 오늘 카린은 "자기야" 라는 새로운 한국어를 나에게서 배웠다.
아.. 갑자기 떠오르는 우리 엄마 아빠. 세상 무뚝뚝한 경상도 부부인 이 두분은 서로의 호칭을 부르시는걸 내 평생 본적이 없다. 모든 대화는 바로 본론으로 직진. 한번은 우리 엄마가 아빠한테 급하셨던지 "야!" 라고 하시는건 들어봤다. 아빠는 별 반응 없으셨는데 엄마랑 나랑 둘이서 한참 웃었드랬다ㅋㅋ.
카린과 2주만에 만남이라 그런지 둘다 수다가 끊이지를 않았다. 원래 한시간 예정이었는데 장장 3시간동안 앉아서 떠들었다. 수다의 주제는 끝이 없어서 사실 밤새도 떠들수 있을것 같았다.ㅋ 웃고 떠들다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짐.
우리는 서로의 고양이 사진도 보여주면서 자식자랑하듯이 고양이 자랑을 했다.ㅋ
다음주에 우리는 같이 점심을 사먹으러 나가기로 했고 그 다음주에는 카린의 집에서 같이 김밥을 싸먹기로 했다. 카린이 자기네 고양이들을 만나봐야 한다며 겸사겸사 나를 집으로 초대를 해 준것이다.
우리 무스카델과는 또다른 매력이 보이는 냥이들. 2주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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