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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댁에 가면 충전이 된다.

by 낭시댁 2022. 5. 28.

말하기 시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트램에서 내릴 무렵 시어머니로 부터 시험 잘봤냐는 메세지를 받았다. 어쩜 이렇게 기가막힌 타이밍이라니- 

 

고작 15분동안 진행되었던 탓에 일찍 들어가기 싫어서 시댁에 잠깐 들르겠다고 말씀드렸다. 

 

[네가 오는건 언제든지 환영이란다. 와서 샐러드도 하나 가져가거라.]

 

우아한 잔에 시원한 콜라를 마셨다. 

 

새소리, 파란하늘, 상쾌한 공기를 맡으니 시험장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집게를 발견했다. 아마 시아버지께서 거동이 불편해지셔서 바닥에 떨어진 뭔가를 집는데 사용하시려고 장만하신 것 같았다. 

내 희생양들이 오는구나... 어서 오너라... 

 

내가 집게를 집으며 고양이들을 향해 사악한 웃음을 날리자 어머님께서 내 의도를 짐작하셨는지 하지말라고 하셨다. 

 

안한다고 해놓고는 어느새 나는 이스탄불에게 집게를 들이대고 있음. 

어머님께서는 말리시다가 의외로 이스탄불이 도망가지않자 흐뭇한 표정으로 같이 구경하셨다.

이스탄불 포획 완료! 

 

어머님께서는 오늘 오전에 담장위에 있던 옆집 고양이 틱스의 몸위에 이스탄불의 털을 한웅큼 얹어줬더니 틱스가 하악질을 하며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너무 좋아하셨다.

 

잠깐만요, 저만 짓궂은게 아닌데요....

떠나올때 어머님께서는 샐러드와 함께 빌베리잼을 새로 담으셨다며 두병을 싸주셨다. 그리고 오이샐러드도 주셨는데, 소금으로 절인후에 마늘이랑 이것저것 (기억이 안난다 ㅡㅡ;) 섞으셨다고 한다. 

집에 오자마자 나는 빌베리잼+ 바나나+ 수제 요거트+ 꿀을 넣고 스무디를 한잔 든든하게 갈아마셨다. 완전 맛있다!!  

그리고나서 냉장고에 있던 양배추와 연어를 처치하기위해 김밥을 말아먹었다. 시어머니표 오이 샐러드도 넣고-

 

단무지가 안들어갔지만 간도 딱 맞고 너무 맛있었다. 

남으면 저녁에 먹으려고 넉넉히 3줄 싼건데, 결국 그 자리에서 다 처치해버렸네. 

내일 있을 필기시험도 잘 볼 수 있을것 같다. 정신도 위장도 만땅으로 충천을 완료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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