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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느리고 무심한 프랑스 관공서 (Carte Vitale)

by 낭시댁 2022. 7. 17.

프랑스 건강보험카드인 꺅뜨비탈 (Carte Vitale).
신청한 지 2년 반정도 된것 같은데 여전히 못 받았고 임시번호만 받은 상태인데, 그 임시번호조차 만기가 되었다.

남편이 몇달전 전화로 문의했을때는 보통 2년정도 소요될 수 있으니 그냥 기다려 보라는 답변을 받았었다.

병원 갈 일이 없다보니 나조차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시아버지께서 내 임시번호가 만기되지 않았냐고 하시며 전화로 다시 문의를 해 주셨다.

전화문의 사흘만에 우편으로 새 임시번호가 왔고, 그 다음날엔 추가로 우편물이 왔는데, 출생신고서를 한글원본 + 프랑스번역본으로 다시 제출하라는 요청이 들어있었다.

서류에는 문제가 없으니 그냥 기다리라고 할때는 언제고... 아버님께서 전화해 주지 않으셨다면 나는 영영 잊혀진 사람이 되었을뻔했다.

자서방은 우편으로 서류를 보내겠다고 했지만 시부모님께서는 직접 가서 제출하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아침일찍 시부모님을 따라서 서류를 가지고 아슈헝스말라디에 방문했다.

그런데 직원이 엄청 쌀쌀맞았다. 건물밖 접수함에 서류만 넣고 가란다. 신청한지 2년반이 지난 상태라 담당자를 만나 직접 전달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녀는 3년 넘게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며 더이상 우리를 응대해 주지 않았다. 어머님께서는 헛웃음을 지으시며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걸 자랑이라고 말하는건가..."

내가 서류를 봉투대신 화일에 담아온 관계로, 우리는 경비아저씨(?)께 부탁해서 스테이플러로 서류와 화일을 고정한 후에 건물 밖에 있는 접수함에 서류를 넣었다.

프랑스 살이 중 가장 난제는 바로 관공서가 아닐까 싶다. 속이 터질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방법이 없으니 참아야지...

아버님은 볼일이 있어 먼저 떠나셨고, 시어머니와 나는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와, 빵 맛있어보여요."

갓 구워져 나온 빵을 보고 한마디 했더니 어머님께서는 바로 블랑제리에 들어가셔서 초콜렛이 박혀있는 따끈따끈한 빵을 하나 사주셨다.


가게안에는 직원들이 꽤 많았는데 다들 분주하게 빵이나 케잌을 만들거나 진열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모든제품들이 완전 신선하고 따끈따끈해 보였다.

종류가 많지 않아서 더욱 신뢰가는 느낌이랄까...

어머님께서 지폐를 내밀었더니 직원이 기계에 직접 넣어달라고 했다.

"오... 인정없는 기계가 결제를 해주다니..."

어머님의 한마디에 직원들이 웃었다. 잔돈도 기계가 알아서 돌려주었다. 코로나 시국에는 매우 유용한 시스템으로 보였다.

커피랑 먹으면 맛있겠다!!

우리는 스타니슬라스에 있는 한 야외까페에 자리를 잡았다.

낭시에 온지 2년이 넘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관광객이 된 느낌이 든다.

나는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시켰고 어머님은 페리에 탄산수-


"테네리페처럼 저렴하진 않지?"

빵은 역시 맛있었다. 갓 구운 따끈한 브리오슈에 초콜렛 조각들이 달콤하게 씹혔다. 쌉쌀한 에스프레소랑도 너무 잘 맞았다.

꺅트비탈때문에 기분이 좀 안좋았지만 관광객 모드로 스타니슬라스 광장에서 초콜렛빵과 커피를 음미하다보니 기분이 금방 좋아졌다.

내 꺅뜨비딸은 언제 나오려나...

다시 잊고 지내다보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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