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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댁에 너무 당당하게 들어가는 며느리

by 낭시댁 2022. 5. 31.

시험 마치고 친구와 점심까지 사먹고 들어오는 길. 

 

시댁근처를 지나고 있을때 어머님께서 마침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메세지를 보내셨다. 

 

"시험 잘 봤니?" 

 

"네 많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아직 결과는 안나와서 모르겠지만요." 

 

"잘 봤을거야. 오이는 어땠니?" 

 

얼마전 주신 오이샐러드가 맛있었는지를 물으시는거였는데 나는 잘못 이해하고는 오이를 또 주신다는줄 알고 "지금 갈게요." 라고 답을 보내버렸다. 😐

 

시댁 대문에 벨을 누르면서 그제서야 내가 잘못 이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맨날 자꾸 주시니까 버릇이 된 거다 ㅡㅡ; 

 

 

 

시댁에 들어가면서 나는 시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저 사실 마침 요 앞을 마침 지나고 있었는데, 오이를 주신다는 걸로 잘못 알아들어서 바로 들어온거예요ㅋㅋ" 

 

"오이 없는데? 다른게 줄게 없는지 한번 봐야겠구나. 빈손으로 보낼수는 없지." 

 

"아니에요, 콜라 한잔이면 돼요. 시험 끝나서 너무 좋아요!" 

내가 테라스에서 콜라를 마시고 있을때 어머님께서는 여기저기 뒤지시더니 곧 오이대신 뭔가를 챙겨 나오셨다. 

아보카도 두개랑 살구 한개

 

나는 마치 당당하게 수금하러 들어온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날이 더우니 고양이들의 움직임이 확연히 줄었다. 모웬은 처음에만 잠깐 와서 인사만 하더니 이내 그늘을 찾아 들어가버렸고 

이스탄불은 뒤늦게서야 어슬렁거리며 나와서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야 나도 진짜 억수로 반갑다...

깻잎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고 있었다! 😍😍

시댁에서 탈취(?)해 온 아보카도는 둘다 말랑말랑 잘 익은 상태였다. 

 

어떻게 먹어야 잘먹었다고 소문날까 생각하다가, 하나는 잘익은 바나나와 요거트, 꿀을 넣고 스무디를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오늘도 내 사랑 김밥ㅋ 나는 말수 있는 재료라면 일단 말아본다.

계란부칠때 소금간을 좀 시게 넣었더니 간이 잘 맞았다. 양배추도 여행가기 전에 다 먹고 가야 할것 같아서 부지런히 끼니마다 먹는중이다. (전날 계란말이 해먹고 남은 정봉 조각들도 덕분에 다 클리어.) 

 

 

이제 시험도 끝냈겠다... 맛있는거 실컷 만들어 먹을수 있겠군.

 

냉장고 있는 돼지고기로 스프링롤튀김도 만들고 난을 구워서 또띠아처럼 말아먹어야겠다. 초코 케잌도 굽고... 머릿속으로 온통 음식 계획만 잔뜩 세우며 들뜨기 시작했다. 

 

"집사야... 시험 끝났다던데...?" 

 

아... 계획에 차질이 좀 생길것 같다. 

 

나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존재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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