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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다국적 친구들과의 대화는 항상 즐겁다.

by 낭시댁 2023. 4. 9.

목요일 오후.

4시에 수업을 마친 우리는 홍콩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반친구들 몇명과 함께 시내로 나갔다.   

어느새 단골이 돼버린 바로 이 가게-  (낭시역 근처라 위치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빨간 맥주 (Delirium Red)도 있고, 무엇보다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해피아워이다! 

생일 축하!!

각자 취향대로 골라온 맥주의 색깔이 참 알록달록하다ㅎㅎㅎ 

"생일 선물로 네 첫잔은 내가 살게." 

 

"그럼 나는 두번째잔."

 

"난 세번째." 

 

"난 네번째." 

 

"안돼! 난 그럼 오늘 몇잔이나 마셔야 되는거야?" 

 

😂😂😂

 

실내가 너무 시끄러워져서 야외자리로 나왔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술도 좋고 음악도 좋고...  

 

옆에 있던 브라질 친구와 대화를 따로 나누게 되었는데, 나보다 나이가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36살이란다. 브라질에서 기자로 일했는데 저널리즘과 지질학을 복수전공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낭시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아내를 따라서 프랑스에 왔는데 아내가 졸업하면 호주로가서 지질학으로 대학원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그가 한 말. 

 

"나 이번이 세번째 결혼이야." 

 

그 순간 따로따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친구들이 귀를 한데 모았다ㅋ 

 

"왜 이리 놀래? 브라질에서는 아주 흔한일이라구... 콜롬비아도 이렇잖아?"

 

19세 콜롬비아 소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콜롬비아도 그래. 이상할게 전혀 없어. 한번에 여러 와이프를 두는것도 아닌데 뭐."

 

중국인과 필리핀친구는 고개를 절래절래하며 자기네 나라 정서와는 다르다고 했다. 뭐 한국도 그렇지 뭐... 

브라질 친구의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를 듣다보니 술이 잘도 넘어갔다. 이야기 값으로 안주는 내가 샀다.ㅋ

 

"첫번째 부인은 의심과 집착이 너무 심했어. 1년 반만에 결국 못 버티고 끝냈지. 두번째 부인은 한 2년정도 갔고 지금 부인은 29살이고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여성인데 그녀가 나에게 결혼하자고 프로포즈를 해왔어. 믿을수 없을정도로 행복했어. 그녀는 진짜 내 마지막 사랑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 

 

그는 지금 아내가 자신앞에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컨셉이 아니라 실제 프로포즈 장면을 친구가 찍은거라고 한다. 

 

"브라질에서는 이혼 절차도 간단해. 이혼이 워낙 흔하거든. 인생은 짧은데 서로를 위해서라도 고통을 인내할 필요가 없지. 난 앞서 두번의 실패를 경험했기때문에 이번에 진짜 사랑을 찾을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 이번에는 진짜 마지막 사랑이야." 

 

생각해보면 라틴아메리카 친구들은 표정에서 생기가 더 느껴지는것 같기도 하다. 부패한 정부나 경제난때문에 힘들다고 입모아 말하지만 정작 스트레스 받는 표정들이 아니다. 

 

이번 학기때는 라틴 친구들에게 좀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아야겠다. (아, 결혼은 이번 한번으로 만족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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