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그렇게나 덥더니 이번주는 많이 선선해졌다.
오후에 운동삼아 음악을 들으면서 설렁설렁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파란하늘 흰구름 푸른나무 그리고 예쁜 샤또-
새소리도 듣기좋고, 바람을 따라 나뭇가지들이 이파리를 흔들어대는 소리도 너무 평화롭다. 크진 않지만 집근처에 공원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한바퀴 돌고나서 잠시 쉬겠다고 벤치에 앉았다.
기괴하게 생긴 나무 조각이 있어서 잠시 시선을 빼앗긴 관계로 앞에 뻔뻔하게 누워있는 고양이는 뒤늦게 발견했다.
"지나가는 사람 나랑 가위바위보."
사실 여기 올때마다 고양이들을 자주 만나는데, 근처에 사는 외출냥이들인것 같다. 요 녀석은 오늘 처음 봤다.
그때 아주머니 한분이 지나다가 고양이에게 말을 붙이셨다. 그랬더니 고양이도 "야옹"거리면서 일일이 대답을 하는데 애교가 장난이 아니었다ㅎㅎ
그때 내가 "이리와" 하고 딱 한번 불렀더니, 고양이가 나를 향해 곧장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지...진짜 오냐...?
"나 불렀냥?"
모웬보다 사교성이 더 좋은 고양이는 처음 봤다.
망설임없이 내 무릎위로 척 올라와서 자리를 잡아버리는 고양이
저... 아세요?
골골거리면서 배의 온기를 내 다리로 전해주는데 세상 기분이 좋아졌다. 사진 찍어서 자서방과 친구들에게 막 자랑했다. 공원에서 새로 사귄친구라며 ㅎㅎ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끔거리며 쳐다보는데, 다들 내가 집사인 줄 알겠지ㅎㅎ
혹시나 싶어 "손!"을 몇번 외쳐봤지만 반응이 없다. 너라면 이 정도는 껌일줄 알았는데... (아, 한국말이라 못알아들었나보다.)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충동이 자꾸만 들었다. 분명 무스카델이랑 잘 지낼것 같은데...
꽤 한참동안 내 무릎에서 행인들과 멍멍이들을 감상했다.
잠시후 고양이는 새를 쫒으러 달려나갔고, 근처에 있던 소녀의 눈에 발각(?)되었다.
소녀가 안아서 들어올리자 고양이는 거부의 의사를 뒷다리로 강력하게 표현했다.ㅋㅋ
뒤에서 지켜보던 소녀의 엄마가 소녀를 야단쳐서 소녀는 뒤돌아갔지만 고양이는 소녀가 좋았던지 소녀 뒤를 졸졸 따라갔다. 그리고는 그 집 식구들이랑 한참 재미나게 놀았다. (소녀랑 남동생이 번갈아가면서 서로 끌어안으려고 하는데 고양이는 귀찮아 하면서도 은근히 즐기고 있는것 같았다.)
한편 나는 여전히 질척거리며 고양이랑 눈이 마주칠때마다 이리오라고 눈짓 손짓을 다 하다가 결국 무식이가 기다리고 있는 스윗홈으로 돌아왔다.
조만간 간식들고 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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