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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내 친구들을 초대하신 프랑스 시부모님

by 낭시댁 2022. 11. 13.

지난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프랑스 시어머니와 함께 요리하기- 슈크루트


드디어 그날이 왔다! 시댁으로 내 친구들이 식사를 하러 오는 날!

약속시간은 12시반이었지만 나는 준비를 도와드리려고 11시에 갔다. 시댁에 들어서자마자 맛있는 냄새와 훈훈한 온기가 콜라보로 압도했다.

슈크루트는 밤새 전기냄비에서 맛있게 익어가고 있었고, 어머님은 어느새 사과 타르트까지 완벽한 모양으로 구워놓으셨다.

페인트와 바닥연마공사를 막 마친 윗층 침실들을 정리하는 일만 해도 보통이 아니실텐데 와중에 내 친구들까지 초대해 주시는 우리 시부모님 정말정말 부지런하시다.

빌베리 타르트... 저걸 만드시느라 온 손톱이 까맣게 물드셨지만.. 결국은 망쳐서 (아래 구멍이 났는지 빌베리즙이 다 흘러넘쳤다.) 테이블에 오르지는 못했다.

"저기 사과는 실수로 오븐에 넣으시거 아니지요...?"

보글보글거리며 쥬스를 토해내는 구운 사과

"이거 가운데 구멍에 버터넣고 먹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맛볼래?"

"아니요.. 저는 이따가 더 맛있는거 먹을게요..ㅋ"

훈제돼지고기는 결국 냄비에 따로 끓이셨다. 수육처럼-

오래 끓여서 뼈와 살이 부드럽게 분리되었다. 뼈 모양이 특이해서 돼지의 어느 부위냐고 여쭤보니 본인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셨다.

이렇게 훈제수육(?)도 따로 끓여서 투하하고 소시지도 넣으셨다. 잠시후 감자는 따로 삶아서 얹으실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부지런히 움직이시며 플람키쉬를 만드시는 어머님.

금방 도우를 밀고 크림치즈를 부으셨고 나는 잽싸게 양파와 함께 지방함량이 적은 베이컨을 뿌렸다.

오븐에 넣자마자 우리는 우리는 윗층으로 올라가서 테이블보를 골랐다. 아버님은 윗층 침실을 정리하시느라 바쁘셨다.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하시는 중이라며 힘들지 않다고 하셨다.

테이블보를 새로 깔고나서 어머님은 와인잔과 샴페인잔을 고르셨다.

준비완료!!!

샴페인잔을 거실에 갖다놨더니 탈린이 마구 뛰어다녔다.
저기 보라색 오키드 꽂도 탈린때문에 이제 딱 한송이밖에 남지 않았다ㅎㅎ

아버님께서 지하실에서 엄청 커다란 샴페인 병을 가져오셨다. 나는 병 크기와 상관없이 한번 두껑을 따고나면 술이 남아 있는걸 잘 못보는데.. 나 오늘 쫌 많이 마실것 같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우리셋은 거실에 둘러앉아 숨을 돌리며 샴페인병을 노려보고 있었다.


"네 친구들이 늦게 오더라도 우리는 12시반이 되면 샴페인을 붓고 아페리티브를 시작할거야. 기다리는건 힘드니까."

어머님의 농담이 끝나자마자 대문의 벨소리가 힘차게 울렸다. 오!! 제 친구가 왔어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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