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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에서도 애도하는 이태원 참사...

by 낭시댁 2022. 11. 1.

아침일찍 시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오셨다.

[뉴스봤니? 서울 할로윈 참사... 너무 비극이구나...]

안그래도 어제 저녁부터 나역시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는데 프랑스에서도 서울 할로윈 참사관련 기사가 계속해서 보도되는 중이다.

 

이태원 할로윈 참사는 프랑스 신문과 티비뉴스로 계속 보도되고있다.




나는 기사를 처음 본 순간 15년쯤인가 크리스마스 이브날 홍대에 갔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던것이 떠올랐다. 그날 친구와 일찍 헤어져서 초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려고 합정역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마어마한 인파가 반대방향으로 올라오고 었었다. 순식간에 콩나물시루보다 빼곡한 상태가 되었는데 다행히 다들 심각성을 느꼈는지 누구하나 밀치는 사람이 없었고 아찔한 곡예를 하듯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 발로 계단을 더듬으며 한참만에 그 공간을 빠져나올수가 있었다. 누구 한명이라도 넘어졌다면 도미노처럼 참사가 났겠구나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인파가 몰리는 장면을 볼때마다 그날이 떠오르곤 한다. 


아침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시부모님과 수다도 떨겸 시댁으로 차를 마시러 갔다.

 

 

 

시아버지도 내려오셔서 우리는 거실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계속해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

[너무 비극이야. 자식들 잃은 부모님들 심정은 어떻겠니... 나는 올해는 사탕 얻으로 오는 아이들한테 문을 열어주고싶은 마음도 들지않는구나. 가끔씩 늦은시간에 아이들끼리 밖으로 보내는 부모들 마음을 이해못할때도 있었어. 그래도 매년 동네 아이들 주려고 사탕을 사놓긴 했는데 서울 참사소식을 보니 올해는 그럴 기분이 안들어. 물론 할로윈을 탓하는건 아니고 그냥 서울의 사상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좀 그래...]

[프랑스에서도 할로윈을 기념하나요?]

[여기도 미국문화가 들어온거지, 오래전엔 이렇지 않았어. 한 20년쯤 되었나?]

[한국에서도 그런 이유로 피해자들을 탓하는 사람들이 있대요. 외국문화를 왜 즐기려고 하냐구요...]

[오, 그건 아니지. 지금 프랑스 뉴스에서 서울 참사 기사가 계속 나오는데 그 젊은 사람들을 탓하는 아마 사람들은 없을거야. 코로나때문에 그간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젊은이들이 오랜만에 마스크없이 외출한거라고 하더구나. 그들의 잘못도 아니고 경찰이나 소방관들 잘못도 아니지. 몇년전에 니스에서 테러났을때처럼 그 누구도 예측할수 없었고 순식간에 손을 써서 사람들을 구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던거지. 너무 비극이야.]

[프랑스인도 있었다지...]

[프랑스인이든 한국인이든 다들 똑같이 가엾구나. 젊은나이일텐데...]

기분이 착잡해지는 아침이다. 어찌 이런일이... 

카린은 할로윈이 되면 매년 식구들과 함께 엄마를 포함한 가족들의 무덤을 방문한다고 한다. 할로윈과 연관성이 있는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녀의 주변에서는 이렇게 할로윈에 가족의 무덤을 찾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갖가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살아왔을 사람들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다니... 

부디 영면에 들길 바라며...

 

남은 가족들의 심정을 떠올리니 너무나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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