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과 이어집니다.
친구들과 떠나는 보쥬 여행이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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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든든히 마친 우리는 제하흐메흐 호수(lac de gérardmer)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다시 나왔다.
시내에 차를 주차한 후 호수까지 걸어가는데...
간단한 산책이라길래 그냥 흰바지에 키높이 운동화 (시어머니께서 물려주신건데 이렇게 애착신발이 되었다)를 대충 신고 나왔는데 프랑스친구들은 등산복장으로 무장하고 나오길래 우리는 잠깐 당황했다. 나는 나름 구색을 맞춘다고 두꺼운 양말을 바지 위로 끌어올리고 당당히 걸음. 나는야 패셔니스타ㅋ
생각보다 쌀쌀했지만 기모바지라 나는 끄떡없음! (프랑스에는 왜!! 왜때문에 기모바지가 없는것인지...)
잠시후 눈앞에 펼쳐진 넓은 호수-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호숫가에는 가족단위로 외출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 호수에서 나는 시부모님과 페달보트를 타며 웃음보가 터졌었는데 겨울 호수(아, 봄인가)는 꽤 쓸쓸하다.
만만하게 보고 따라나온 산책길은 무려 한시간이나 이어졌다.
거기다 우리나라 호숫가 산책로처럼 친절하기만 한 코스는 아니었다. 다양한 코스가 다채롭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진흙길도 걸고
숲길을 걸으며 숲냄새도 실컷 맡고
험한 돌길도 걷고
나무뿌리 장애물도 조심해야 한다.
*-호수 반대편까지 건너왔을때 호수의 물빛은 더 아름다워진다.
구름도 풍경도 호수위에 반사되어 떠있다. (아름다운 호수 풍경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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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이윤학
하루 종일,
내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그 저수지가 나오네
내 눈 속엔 오리떼가 헤매고 있네
내 머릿속엔 손바닥만 한 고기들이
바닥에서 무겁게 헤엄치고 있네
물결들만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
한없이 깊은 거울인 줄 알았을 거네
세상에, 속까지 다 보여주는 거울이 있다고
믿었을 거네
거꾸로 박혀 있는 어두운 산들이
돌을 받아먹고 괴로워하는 저녁의 저수지
바닥까지 간 돌은 상처와 같아
곧 진흙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섞이게 되네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문학과지성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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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h7752님, 아름다운 시를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호수 산책을 마친 우리는 그대로 시내로 걸어갔다.
"우리 시내로 가서 기념품가게들 둘러본 후에 장보러 마트에 가자. 저녁에는 크레페어때?"
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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