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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프랑스 중세마을 축제에 다녀오다

by 요용 🌈 2024. 8. 30.

버거씨네 동네 근처에 호드막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마을 입구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한곳이라는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매년 이곳에서는 중세마을 축제가 열리는데 버거씨가 오래전부터 몇번이나 말해줬던 내용이라 꽤 큰 기대를 하고 기다려오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중세마을 축제에서는 중세시대 복장을 하면 입장료가 무료야." 

 
마을 입구에서부터 각양각색의 복장들을 볼 수가 있었다. 아 나 설레! 완전 좋아! 
 
내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했던지 오히려 버거씨가 더 기분 좋아했다. 이게 그렇게나 신기하냐면서 말이다. 아니 이런게 안 신기하면 대체 뭐가 신기한건데~~!! 완전 영화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아 물론 우리는 복장을 갖추지 않아서 온전히 입장료를 냈다.

입장료를 내고 마을로 들어갔더니 각종 판매 부스들이 양쪽에 길게 늘어져있었다. 
대체 저런 복장들은 어디서들 구하는건가 싶었는데 다양한 전통복장과 소품을 판매하는 부스들도 꽤 많았다. 

사람들의 복장을 구경하느라 내 눈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당연히 전부다 복장들을 갖춰입고 있었다. 
 

귀여운 어느 아빠와 딸의 뒷모습.

그리고 어느 엄마와 늠름한 소년의 뒷모습. 
 
사실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는 '모든 사람들이 귀족복장을 하고오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전통복장의 범위는 무궁무진했던 것이다. 
귀족, 평민, 왕족, 병사, 해적, 마녀, 곡예사, 농민, 수도사, 용사, 마법사 등등... 
 

복장이나 소품을 파는 부스들도 꽤 많았다.

수도사복장을 한 사람들이 맥주를 팔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사진을 편하게 찍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편하게 ㅎㅎ 
 
나도 내년에는 옷을 좀 차려입고 와야 하나? 

군것질을 하면서 사람들의 복장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나는 온종일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것 같았는데 공연등의 프로그램도 아주 다채로워서 그야말로 볼거리가 풍부한 축제였다. 
 

 

도자공예 체험을 하는 곳에 잠깐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그곳 지도 선생님으로 보이는 마담이 갑자기 목청껏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 노래를 들으러 모여들었고 마담은 옛날과 현재에 도자기 활용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중간 중간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럴때마다 다들 그녀의 눈을 피하고 있었고 유독 우리 버거오빠만 혼자서 열심히 대답했다. 

갑자기 출현한 트롤(?)들. 

분장이 너무 완벽한거 아닌지? 
앞모습은 무시무시한데 뒷모습을 보고 빵터졌다. 등에 지고 있는 케이지속에 심술궂게생긴 난장이가 하나 잡혀있었는데 혼자서 머리를 흔들고 있는 표정이 너무 리얼했기때문이다.  

이날 모든 공연들에는 전통악기들만이 사용되었다. 

다양한 프랑스 전통악기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고 음악들이 너무나 흥겹고 악사들도 전문 뮤지션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공연을 진지하게 감상하는 칼을 찬 꼬맹이들. 

프로그램을 따로 확인할 필요도 없이 가는 곳 마다 볼거리가 가득했다. 

쌩뚱맞게 나타난 용과 용사 커플에 또 한번 웃음이 나왔다. 

 
아 이분의 품속에 있는 작은 인형도 움직이고 있었는데 뭔가 살짝 기괴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무서울 수 있을것 같다. (나는 어른이니까 안무서웠다. 뿌듯)

새를 사랑하는 중년 커플도 있었는데 알고보니 한마리는 가짜고 한마리는 진짜였네ㅋ

그리고 이 둘은 일행도 아니었다.(잘 어울리는데...) 아주머니는 가짜새와 함께 갈 길을 가셨고 간달프닮은 아저씨는 사람들에게 매와 함께 사진을 찍게 해 주셨다. 

 
프랑스의 축제문화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볼거리가 너무 풍성하고, 바가지가 없고, 모든 연령층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화려한 복장을 차려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낯선 사람들에게도 환하게 웃어준다. 
말 그대로 흥겨운 마을 축제분위기에 나는 온종일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았던것 같다. 
 
오전에 입장했던 우리는 저녁까지 마을에서 머물렀다.
버거씨는 잠깐 한바퀴 둘러본 후에 다른곳에 나를 데려가려고 했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 몰랐다고 했다. 
 
"사실 나는 여기 매년 왔었는데 너랑 오니까 훨씬 더 재미있다." 
 
완전 신나하는 사람이랑 있으면 같이 신나는 법이지. 
 
 
너무 즐거웠던 날이라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으므로 다음 편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