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를 탄 후 우리는 비에 젖고 진흙에 엉망이 된 몰골로 (버거씨를 무슈 디아헤로 만든 주범ㅋㅋㅋ) 샤또에 돌아왔다.
뜨거운 샤워를 먼저 마친 후, 무슈 디아헤가 씻는 동안 나는 뜨끈한 국물 요리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비를 맞고 와서 그런가 뜨끈한게 땡기네-
그헝프레에 인스턴트 미소국을 팔길래 사왔던건데 한번에 여러개를 넣고 숙주랑 버섯도 넣고 페투치니면을 삶아 넣어보았다. 부족한 간은 간장으로 하고 반숙으로 삶은 계란도 얹어보았다.
후다닥 저녁 요리를 만들어냈더니 버거씨가 깜짝 놀랬다.
비맞고 들어와서 먹는 뜨끈한 국물요리라 더 맛있었다.
버거씨는 훈제연어를 준비했다.
이렇게나 예쁘게 담았네ㅋㅋㅋ
아무런 맥락없이 연어조각마다 피스타치오를 하나씩 까서 얹었고 맨 가운데에는 복숭아를 담았다. 그냥 있는거 다 담아본 것 같다.
오늘 후식은 치즈케이크였다. 별 기대없이 산건데 엄청 맛있었다!
식사 후 우리는 또 루미를 했고 또 내가 이겼다. 그리고 버거씨는 또 한번 의기소침해졌다.
버거씨가 자신감을 잃었는지 할 때마다 지네. 다음판엔 꼭 져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져주는것도 쉽지가 않다.
저녁늦게 우리는 근처 마을을 산책하러 나갔다.
마을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정표에는 빵집, 우체국 뿐만 아니라 빵집과 미용실도 표시되어 있어서 너무 웃겼다.
마치 우리동네에는 빵집도 있고 미용실도 있다고 뿌듯해 하는 느낌이 들었다ㅋ
"우리 마을에는 빵집도 있고 미용실도 있고 없는게 없어요! 베리굿 베리굿!"
나랑 버거씨는 영화 보랏의 주인공 말투를 흉내내면서 까르르 웃었다.
작은 마을은 매우 조용하고 한적했다.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한테 붙잡히는 바람에 우리는 한참을 쓰다듬어줘야했다.
난 아직도 저 창문과 창문이 연결된 통로의 용도를 모르겠다. 시골동네가면 오래된 건물에서 흔히 보이는데 용도가 무엇일까...
싱가폴에서는 비슷한 형태로 빨래를 널기도 했는데ㅋ
한눈에도 오래돼 보이는 운치있는 돌담길을 걷는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성대모사를 하느라 계속 웃었다. 버거씨 성대모사 잘하네?ㅋㅋ
마을 중앙 공원에 우물이 있었다.
일본 공포영화 링을 모르는 버거씨에게 나는 나름 열심히 설명해 줬다. 우물에서 이르케 이르케 걸어나와서 티비 밖으로 갑자기 튀어나왔다고 귀신 걸음까지 열심히 흉내내서 보여줬는데 버거씨가 무서워하기는 커녕 웃네. 내 표정 연기가 부족했나보다. 혹은 과했거나.
마을이 아기자기하니 산책하기에 좋았다. 예쁜집도 많아서 정원이나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샤또로 돌아가면서 우리는 내일 계획을 짰다.
우리는 내일 부르고뉴의 또다른 유명한 도시인 본느(beaune)를 둘러볼 것이다. 와인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본느에는 굉장히 유명한 명소가 있다고 한다. 내일은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기를 바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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