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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프랑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엿보다- 빈민 구제병원 Hôtel-Dieu de Beaune

by 요용 🌈 2024. 9. 30.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프랑스 소도시 _본느(Beaune)
 
버거씨가 자신만만하게 나를 데려간 오늘의 최종 목적지- hostel-dieu로 돌아왔다. 

1443에 설립되었고, 본느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이곳 Hotel-dieu (혹은 hotel-dieu)는 바로 빈민구제병원이다! 
1400년대라니... 정말 상상이 가지 않는 스케일이다. 

다른 관광객들처럼 꽤 오래 줄을 서야했고 입장료를 내고나서 가방검사까지 받았다. 
 
오디오 가이드 혹은 책자 가이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디오를 선택했다. 언어를 묻길래 영어로 달라고 했더니 버거씨가 한국어는 없는지 직원에게 되 물었다. 일본어나 중국어는 있다고 말하는 직원에게 버거씨가 어째서 한국어는 없다고 서운해하길래 말이 길어지기 전에 얼른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하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안뜰의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기대를 전혀 안하고 있어서 더 놀랬던것 같다. 
 

 
이게 뭔일이래. 세상에 마상에나...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고딕양식의 모자이크 지붕하며...
빈민구제 병원이라고 하지 않았나? 자선병원이 이렇게 부자야? 화려함과 자선병원은 안어울리지않나요.... 
잠시 후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 궁금증은 해소가 되었다. (부자들의 기부가 엄청 났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저 앞에 꼬마도 나처럼 이 화려함에 압도가 되었나보다. 엎드려서 아예 경배를 하는구나 (가 아니고 아빠한테 떼를 쓰는 중ㅋㅋ) 

바로 이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내용이 너무 많고 집중력이 자주 흐트러진건 안 비밀)
그럼에도 이 오디오 가이드는 정말로 유용했다. 어린이 가이드도 따로 있었는데 아이들이 집중해서 열심히 안내를 듣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체험이 되었을 것 같다. 나역시 이 가이드없이 눈으로만 대충 훑어서 관람했다면 그 감동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좀 전에 바닥에 엎드려서 떼쓰던 꼬맹이가 어느새 의젓하게 오디오 안내를 들으며 관람을 다니고 있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들어간 실내는 단체 병동이었다. 
천장이 엄청 높고 꽤 웅장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병상수가 굉장히 많았다. 

세계 2차대전때는 병사들을 치료하는 병동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1400년대에 지어져서 1900년대까지 환자를 받았다니...!) 

 
이 빈민구제 병원은 1443년 브루고뉴 공작의 대법관과 그의 부인에 의해 설립된 거라고 한다. 오디오 가이드속에서는 그 두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직접 안내를 해 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림을 통해 이곳의 당시 모습을 상상해 볼 수가 있었다. 

병실 한쪽에는 예배당이 있다. 
환자들도 예배에 참석 할 수 있게하기 위함 배려인 것이다.

스테인드 글라스도 멋지고 정 중앙에 있는 병풍은 더 멋졌다. 
 
알고보니 저 병풍 그림은 프랑스의 국보급 문화제인 최후의 심판이라고 한다. 

예배당에 있는건 카피본이고 진품은 따로 암실에서 관람을 할 수가 있었다. 전쟁을 거치며 어떻게 어렵게 이 그림을 훼손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이 페인팅에서 단연 내 눈을 끄는 장면은 맨 오른쪽 아래 지옥으로 굴러떨어지는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괜히 표정들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너무 실감나네...;;
 

 
가족단위로 온 관람객들이 각자 오디오 안내를 열심히 듣고 구석구석 관찰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어린이들이 특히 굉장히 진지했던것이다. 버거씨도 같은 생각이라며 아이들을 향해 대견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위해 복도를 지나는 동안 나는 그 당시 수녀들이 안뜰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러 나르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겨울에는 또 얼마나 추웠을까. 

다음으로 우리가 들어간 곳은 좀 더 작은 병실이었다.  

한눈에도 화려하고 특별해 보이는 이곳은 VIP들을 위한 유료 병실이라고한다. 
 
처음에는 부자들을 위한 특별 병실이라고 하길래, 그럼 그렇지... 차별이 없을순 없지..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곳은 유료 병실인데다 이 재단에 많은 기부를 한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고 한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부자들은 이 시설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포도밭을 기증하기도 했는데 1700년부터는 매해 11월에 경매를 통해 와인을 판매해 오고 있다고 한다. 그 수익금은 빈민구제에 쓰이기 때문에 많은 유명인들이 와인 경매에 참여한다고 한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맛좋은 브루고뉴 와인도 사고 자선활동에도 참여하고. 
 

 
우리는 부엌에도 가 보았다. 

환자들을 위한 음식이 만들어지는 곳. 환자수가 많으므로 요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겠다. 

그리고 약방도 구경했다. 

커다란 기계들을 가지고 약을 제조하는 모습이 마치 실험실을 방불케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약초들을 보관하는 방도 있었고 건물 뒤켠에 있는 작은 정원도 둘러보았다.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 꼼꼼히 둘러볼 수가 있었고 관람하는 내내 당시의 상황을 머릿속에 저절로 떠올려 볼 수 있었다. 마치 짧은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를 지나 밖으로 나오는 동안 내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나를 보고 버거씨가 꽤 뿌듯해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선물해 주어서 고마워요 버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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