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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프랑스 소도시 _본느(Beaune)

by 요용 🌈 202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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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에서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한 우리는 본느로 갔다. 오늘 하루는 본느를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날씨가 갑자기 너무 쌀쌀해서 깜짝 놀랬다. 시내까지 갔다가 비가 내려서 결국 주차장으로 돌아가 외투도 더 껴입고 우산도 챙겨서 다시 걸어나와야만 했다. 

본느에 대해서는 아는바도 없고 들어본 바도 전혀 없는 상태였는데 시내 중심가에 이어지는 돌길이 일단 너무 예뻤다. 이곳은 중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도시구나. 

이곳이 시내 가장 한 가운데 번화가인듯 했다. 이따 이쯤에서 점심을 먹기로 다짐을 하고-

근데 저긴 뭔데 사람들이 저렇게 길게 줄을 서 있지? 
 
내 질문에 버거씨가 대답했다. 
 
"우리도 저기에 가려고 한건데... 지금 줄이 너무 기니까 이따 오후에 가자. 어떤 곳인지는 미리 말해주지 않을거야. 오늘 본느 방문에서 가장 하이라이트거든."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서프라이즈 참 좋아하는 버거씨다. 그래 뭐 일단 대단한 곳인가보다. 

올드타운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이 눈에 띄었다. 중세시대의 느낌이 물씬 나는것이 제법 멋졌다. 

와... 저 돌로 쌓아올린 벽 좀 봐...

손을 잡고 시내 외곽을 한바퀴 산책 한 후 우리는 다시 중심가로 돌아왔다. 
 
이제는 점심을 먹을 곳을 찾아야 한다. 

 
한끼를 먹더라도 아무데서나 먹지 않겠다며 구글 리뷰를 비교한 후 버거씨가 자신있게 나를 데려간 레스토랑- 

가격에 비해서 사실 음식이 좀 부실했다. 
고기도 몇 점 없구만 30유로가 넘었다! 그렇다고 샐러드가 푸짐한것도 아니고!  

버거씨는 좀 더 저렴한 참치를 시켰는데 맛을 보니 아무맛도 안나는 냉동참치 같았다. 이럴줄 알고 내가 더 비싸더라도 스테이크를 시킨거지... 
 

그래도 버거씨랑 반씩 나눠서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화장실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버거씨 몰래 내가 계산을 해버렸다. 
내가 음식에 살짝 실망한 걸 눈치채고 있었던 버거씨는 내가 계산을 했다고하자 왜 그랬냐며 놀랬지만 뭐 버거씨가 돈을 훨씬 많이 쓰니까 나도 이따금씩 계산을 해야지. 
 
버거씨는 대신에 맛있는 디저트를 사주겠다고 했다. 대찬성이요!
 

 

 
버거씨는 이 디저트 가게를 오전부터 눈여겨 봐 두었다고 했다. 
Le garden- Fabien Berteau라고 써져있었는데 검색해 보니 이 파비앙베르토라는 파티시에는 파크하얏트 시드니 페시티에 셰프였고 서울에도 방문해서 디저트 쿠킹클래스를 가진 적이 있다고 한다. 
 


 
가게에 들어가기전에 버거씨는 유리밖에 서서 저거 좀 보라며 디저트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감탄을 했다. 
나는 그저 '밀페유가 하나 남았네. 나는 저걸 먹을테다-'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먹고가는 가격이 5.70이라는건가? 생각보다 비싼거였구나.)

 
버거씨는 망고를 듬뿍 올린 치즈케이크를 골랐는데 사실 이게 더 맛있었던 것 같다. 한숟가락 주길래 얻어먹었다가 다 빼앗아 먹고 싶은 충동을 눌러야만 했다. 
흐린 날에 뜨거운 커피와 같이 달달하고 맛나는 디저트를 먹으니 너무 좋았다. 운치가 뿜뿜!

밀페유도 물론 맛있었다. 파삭파삭한 레이어 사이에 부드러운 크림- 

이 파티시에가 마카롱으로도 유명한 사람이라길래 우리는 마카롱도 먹어보았다. 역시 맛있네.
점심은 좀 부실했지만 디저트는 완벽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로 가는 길목에서 와인샵이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더니... 점원이 토요일이라 일찍 문을 닫는단다.. ㅠ.ㅠ

테라스도 닫았고 시음도 더이상 안된다고 했다. 
우리는 진작에 여길 먼저 오지 않은것을 크게 후회했다. 점원의 말에 의하면 휴가철인데다 주말이라 와이너리나 꺄브(와인샵)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을거라고 했다. 아이고... 부르고뉴까지 와서 와인 시음도 못해보고 가는 건가... ㅠ.ㅠ (결론은 다음날 원없이 시음 했음ㅋ)

 
"오스텔 디유...?" 
 
내가 한눈에도 오래돼 보이는 간판을 읽었더니 버거씨가 말했다. 
 
"응. 오뗄디유라고도 불러. 뭐하는 곳일것 같아?" 
 
"글쎄... 하나님 병원...? 호스피스?" 
 
"맞았어! 하지만 이건 무려 1400년대에 지어진 자선 병원이야. 볼거리가 많을테니까 줄서서 들어간 보람이 있을거야." 
 
아... 이제서야 생긴 기대감을 가지고 나는 버거씨 손을 잡고 입장하는 줄에 합류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