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에서 머무는 동안 우리는 저녁마다 주변 산책을 즐겼다.
한적하고 작은 이 마을을 걷다보면 동물친구들을 종종 만날수가 있어서 좋았다.
말들아 안녕!
"너네는 짝꿍이랑 같이 있어서 외롭지않겠다. 둘이 아주 꼭 붙어있네."
말들을 향해 내가 인삿말을 건네고 있는데 버거씨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저기좀 봐ㅋㅋㅋ"
버거씨가 가리키는대로 길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고양이 한마리가 담장위에서 말들을 멍하게 쳐다보고있네ㅋㅋ
우리가 미친듯이 웃고 있는데도 이 고양이는 우리한테는 눈길 한번 안주고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말멍에 집중하고 있었다.
불멍이 아니라 말멍ㅋ
"아주 거실에서 티비 보듯이 편안하게 말들을 구경하고 있네ㅋㅋㅋ"
담장이 꽤 높아서 행인들에게 방해받을 일도 없을거고, 저 장소는 그냥 쟤 전용 거실인듯 했다. 온 종일 턱을 괴고 말멍 때리기 좋은 곳ㅋ
내가 아주 가까이 다가가고나서야 시선을 잠깐 나에게로 보내주었다.
그러나 이내 말들에게도 다시 돌아가는 시선.
이 깜찍한 녀석때문에 우리는 정말 한참이나 큰소리로 웃었다. 웃든가말든가 우리에게는 별 관심도 없는 녀석ㅋ
말들아, 너는 저 고양이가 온종일 너네를 바라보고 있다는걸 알고 있는거니? ㅋㅋ
이날 산책에서는 또다른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 한가운데 어느 작은 돌담길 사이를 걷고 있을때였는데 우리는 머리위쪽에서 뭔가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와서 고개를 올려다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고양이 한마리가 우리를 애처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네? ㅋㅋㅋ
저 표정을 본 우리는 또한번 빵 터졌다. 쟤가 왜 저런 얼굴을 하고 우리를 애타게 부르는거지ㅋㅋㅋ
"안녕 이쁜아? 왜 거기서 울고 있어?"
우리가 반응을 보이자 고양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담장을 총총 내려오기 시작했다.
"쟤 지금 우리 때문에 내려오는거야?"
우리는 상황이 너무 웃겨서 계속 웃었다. 우리를 왜이리 반기는거지? 왜때문에 ㅋㅋㅋㅋ
우리 눈높이까지 내려온 고양이는 방금전 우리 머리위에서 우리를 부르던것과 똑같이 애처러운 목소리로 우리를 보채기 시작했다. 쓰다듬어달라는 것이었다 ㅋㅋㅋ
아... 알았어... 쓰다듬어줄게...ㅋㅋ
이 황당한 시츄에이션에 우리 둘은 영문도 모른채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ㅋㅋ
버거씨는 아직 적응이 안되는지 손만 슬쩍 내밀었는데 고양이가 열심히 머리를 비벼댔다. 버거씨 좋아죽음 ㅋㅋ
쓰다듬이 시원찮았던지 고양이가 좀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그래서 내가 폰을 집어넣고 열심히 만져줬다. 생긴거랑 다르게(?) 애교가 미친듯이 넘치는 녀석이었다.
우리가 이만 가봐야된다고 자리를 뜨자 고양이가 저러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미안해...ㅋ 하지만 밤새도록 여기 서 있을순 없잖니?
이 고양이도 바로 이 장소가 자기 영역인가보다. 좀 전에 봤던 치즈냥이도 그러했듯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목을 잡아끄는 이 마을의 명소가 된 듯하다.
고양이는 정말로 사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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