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 새출발

정원에서 키워낸 유기농 사과!

by 요용 🌈 2024. 10. 7.
반응형

우리 버거씨가 애지중지 가꾸는 정원. 
틈날때마다 나무들의 가지를 쳐 주고 풀을 열심히 깍는다. 

 
그런 버거씨네 정원 구석구석에는 은근히 갖가지 과일들이 열린다. 

 
그 중 나는 사과나무가 가장 반가웠는데- 
지난 봄에 내가 발견한 버거씨네 사과나무는 내 눈에 상태가 그리 좋지는 못했다. (버거씨는 매우 자랑스러워했지만.) 

당시 이 사진을 찍어서 엄마랑 언니한테 보내줬더니 두 사람은 똑같은 대답을 했다. 
 
"적과를 안해서 어야노..." 
 
"사과 좀 니가 솎아줘라."
 
어쩜 내가 속으로 생각한거랑 똑같은 생각을 하는거지ㅋㅋㅋ (촌에서 커서 보는 눈이 남다름ㅋ) 내가 적과를 해 줬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아마 두 사람은 그 날 저 사진때문에 답답해서 소화불량을 겪었을지도 모른다ㅋ
 
나는 주말마다 틈나는대로 손으로 병든사과들과 올망졸망 열려있는 사과들을 열심히 솎아주었다. 
 
그리고
 
그 사과들이 몇 달 후 이렇게나 잘 자라주었다! 

 
버거씨는 매일같이 싱싱한 유기농 사과를 한두개 따와서 바구니를 채워놓는다. 그리고 채썰어서 샐러드에 듬뿍 뿌려준다.  
 
"올해 사과가 유난히 큰 것 같지 않아?" 
 
내 질문에 버거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 올해 사과가 완전 굵어!! 마트에서 파는 사과같애!" 
 
"봄에 내가 열심히 손봐줬다고 했잖아. 작은 사과들이 여러개 달려있으면 크게 못 자라니까 한두개만 남기고 다 제거해줘야 돼. 그리고 병든 사과들도 미리 제거해야 남은 사과들이 더 영양분을 받고 크게 자랄수가 있지." 
 
"와 너 전문가같다! 너무 고마워. 난 안그래도 올해 사과가 유난히 크고 예쁘길래 궁금하던 차였는데 네 덕분이구나! 고마워." 
 
"나 어릴적에 우리 부모님이 사과농사를 지으셔서 많이 도와드렸거든. 다음에 내가 한국에 가면 전용 가위도 사다줄게. 그리고 내년 봄에 어떻게 자르는지도 가르쳐줄거야." 

"난 네가 내 여자친구라는게 너무 자랑스러워." 
 
ㅋㅋ 고작 이런걸로 그렇게 감동받는 표정 짓지말아줄래...
 

버거씨네 정원에는 퀘치(서양자두)도 있다. 

 
몇 개 따서 먹다가 남은 퀘치는 몽땅 수확해서 버거씨가 타르트를 구워주었다. 
 

 
타르트가 맛있긴 했는데.. 다음번엔 설탕을 좀 만 더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서양 배도 자란다. 
버거씨는 배도 사과와 함께 잘라서 샐러드에 듬뿍 넣는다. 

개인적으로 서양배는 물렁거리는 식감이 별로라 안좋아하는데 신선하게 바로 따서 먹으니 괜찮네.
그래도 배는 역시 한국배가 세계 최고! 나중에 버거씨한테 꼭 맛보여줘야지. 
 

 
미라벨이랑 자두 나무도 있는데 올해 열매가 많이 열리지는 않았다. 
 

깨금도 주렁주렁 열렸는데 버거씨는 헤이즐넛이 열린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나였음 맨날 익을때만 기다렸을것 같은데ㅋ

과일을 따다말고 저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넋놓고 구경했다. 
정말 평화롭다. 

맑은날도 흐린날도 다 아름다운 곳이다. 


이번주말에는 사과를 5개나 따왔다. 무거워서 더 많이는 못가져오고- 일주일치 내 해독쥬스용이다. 
튼실하게 자란 사과를 따면서 스스로가 어찌나 대견하던지ㅋ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