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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다국적 친구들과 피크닉. 오늘도 실컷 웃었다.

by 요용 🌈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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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친구 가나코가 한달간의 낭시 인턴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게 되어서 송별회겸 피크닉을 하기로 했다. 

전에 독일 한인마트에서 사온 우엉을 드디어 사용할 때가 온 것이다!! (내 친구들은 내 김밥을 다들 좋아한다.)

우엉과 잠봉을 넣고 만 나의 김밥. 역시 내 김밥이 최고다ㅋ 

오늘의 주인공 가나코는 꼭 자기처럼 뽀송한 흰털이 하늘거리는 의상을 입고 왔다. 나는 이날 온종일 그녀를 '타조여사'라고 불렀다ㅋㅋ 

음식을 먹기전에 찍어야 했는데 다 먹고 나서 찍었네ㅋ

 

엘라가 무화과를 사왔는데 엄청 달고 맛있었다. 옆에 앉은 가나코에게 하나 먹어보라고 건네 줬더니 고맙다고 받아드는 가나코. 

 

잠시 후 가나코가 조용히 나를 톡톡치며 불렀다. 


"이거... 맞는거야?"

 

가나코는 이렇게 물으며 반으로 자른 무화과의 단면을 나에게 내밀었다.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가서 갸우뚱 했더니 또한번 묻는 가나코.


"이렇게 생긴거 맞냐고…" 


무화과에 이상이 있나싶어 엘라랑 나는 무화과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이상이 없는데...? 

 

"너 혹시 무화과 첨 봤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가나코 ㅋㅋㅋㅋ

 

"일본에 무화과 없어?" 


"있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녀를 향하고 있을때 그녀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근데 잼밖에... 없어." 


다 빵터졌다.

 

하지만 여전히 진지한 그녀는 나에게 계속 답변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걸… 다 먹어?" 


"응 그냥 다 먹어." 


표정이 먹기싫은 표정이다. 충격 받았나보다ㅋㅋ


"한국에서는 꽃이 없는 열매라고 불러. 꽃이 이렇게 열매안에 숨어있는거지. 생긴건 이래도 정말 맛있어. 꼭 한번 먹어봐야 해." 

그제서야 아기새처럼 용기내 입에 털어넣고 오물거린다. 

 

"맛있어?" 

 

내 질문에 그녀는 모든이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귀여운 타조여사ㅋㅋㅋ 

 

일본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그녀는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런데 벌써 도쿄에 취업을 한 상태라고 한다! 어느 패션기업에 프랑스 파트너들과 소통하는 업무라고 한다. 멋지다 멋져!  

 

 

에리카가 다음번에 만나면 다같이 디스코에 가자고 말을 꺼냈다. 

 

"낭시에 8-90년대 음악을 틀어주는 디스코가 있는데 작년 연말에 우리 엄마랑 갔거든? 내가 제일 어린거야ㅋㅋ 근데 또 다들 너무 화기애애하고 너무 재미있었어! 우리 언제 거기 다같이 가보자." 

 

그때 옆에있던 타조여사가 내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난 디스코나 클럽같은데 한 번도 못가봤는데..."

 

그때 내가 그녀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넌 대신에 호스티스 클럽을 가봤지. 우리는 그런데 못가봤다고." 


그녀는 내 말이 맞다고 대답했고 다른 친구들을 따라 큰소리로 웃었다ㅋㅋㅋ 아 배꼽이야 ㅋㅋ

 

이 날 나는 내 '16살 소년' 친구도 초대했는데 강아지처럼 내 친구들이랑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괜히 기분이 흐뭇했다. 

볼링 비슷한 게임도 하고 원반던지기도 하면서 다들 잘 뛰어놀았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을때 우리는 자리를 정리했다.

가나코가 도쿄에 자리 잡으면 다같이 놀러오라면서 자기네 집에서 자고 가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 우리 진짜 갈건데ㅋㅋ 

 

헤어짐은 언제나 아쉽다.

나이가 들수록 하나 하나의 인연이 참 소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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