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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니스 햇살 좋은 테라스에서 먹은 건강한 브런치

by 요용 🌈 2024. 11. 19.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따뜻한 프랑스 남부로 출발
 
우리는 저녁 9시쯤 니스에 도착했다.
 
사실 내가 길눈이 좀 어둡긴 하지만 구글 맵덕분에 교통이나 길을 찾는것은 버거씨보다 내가 훨씬 낫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버거씨를 이끌며 한 번의 막힘없이 바로 숙소로 가는 트램을 찾아냈다. 이번 여행 내내 신기하게도 타이밍이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눈앞에 우리가 타야 할 버스가 딱딱 나타나는 상황 말이다. 

시내에 내려서 숙소로 걸어가는데 날씨가 여전히 쌀쌀하네... 

 
"니스는 따뜻하다고 하지 않았나?" 
 
내 말에 버거씨가 살짝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러게... 생각보다 춥네... 하지만 내일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느끼게 될거야. 선글라스를 챙겨오지 않은것을 후회하게 될테니까 보라구." 
 
설마... 지금 이렇게 추운데... 대체 어디에서 여름을 찾을 것인가...
 
"또 나더러 [네가 나의 태양이야!] 이럴려고 그러는거지?ㅋㅋㅋㅋ" 
 
버거씨가 또 웃느라 숨이 넘어갔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숙소는 아늑하고 깨끗한 곳이었다. 

나도 이런 멀쩡한(?) 주방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는데... ㅠ.ㅠ 
 
 
니스에서 맞이한 우리의 첫날 아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기온은 여전히 쌀쌀했는데 행인들의 옷차림은 그야말로 한여름부터 한겨울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우리는 시내를 산책하며 브런치를 먹을 만한 곳을 탐색했다. 
먹을만 한 곳을 찾을때마다 버거씨가 자꾸 퇴짜를 놓았다. 첫날이니까 제대로 된 곳에서 맛있게 먹고 싶단다. 
그래... 뭐 시간은 많으니까. 
 

 

노랑 낙옆과 그녀의 금발머리가 예뻐서 뒷 모습을 도촬했다. 리본과 옷색깔까지 너무 분위기있다. 나도 저기 앉아서 뒷 모습을 저렇게 찍어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내가 앉으면 저런 모습이 안나올 것 같으므로ㅋ

사람들도 여유가 느껴졌다. 눈이 마주칠때마다 "봉쥬-" 하고 웃으며 인사를 먼저 건네오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도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산책나온 개들을 마주칠때마다 먼저 "안뇽!" 하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곤 했는데 그 모습을 본 견주들도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었다. 
 

건물들이 확실히 다른 지역과 달랐다. 휴양지 느낌 뿜뿜. 아 기분 좋다. 버거씨 손잡고 룰루랄라 걷는 상쾌한 니스의 아침이다. 

 
드디어 버거씨 마음에 드는 브런치 까페를 찾아냈다. 

 리틀까페라는 곳이었는데 직원들이 매우 친절했다. 
 
메뉴를 보고 나는 기본 조식 메뉴로 골랐다. 그랬더니 버거씨가 'healthy'라는 이람의 18유로짜리 메뉴로 먹으라고 권했다. 첫날이니까 제대로 먹자면서. 
 
"healthy로 두 개 주세요."
 
그 말을 들은 여사장님은 살짝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다른거 싸고 맛있는 메뉴도 많은데요...?" 
 
아 이런 솔직하신 분이라니. 
 
"혹시 다른거 추천해 주실 메뉴가 있나요?"
 
내 말에 사장님은 "다 맛있어요. 그럼 healthy로 드릴게요." 라고 했다. 
 
잠시 후 이탈리안 억양을 가진 예쁜 점원이 오렌지 쥬스와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두 분 너무 좋아보이세요. 제가 사진 찍어드릴까요?"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먼저 우리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했다. 친절하셔라. 
 
내가 주문한 디카페인 라떼 너무 맛있었당. 
 
그나저나 낭시였다면 지금 이렇게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엄두도 낼 수가 없었을텐데 니스는 정말 따뜻하구나. 

그리고 잠시 후 정말 건강식 한 상이 나왔다. 
아보카도, 루꼴라 샐러드, 통밀빵, 복분자가 올려진 시리얼 요거트 그리고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하는 스크렘블... 
 

스크렘블 양이 너무 많아서 결국 한알 이상의 양을 남겨야만 했다. 보통 내가 남기면 버거씨가 먹어주는데 버거씨도 두 손을 훠이훠이 휘저었다ㅋ 이날 우리는 덕분에 저녁때까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거한 브런치를 마친 후 버거씨는 니스의 뜨거운 해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으로 나를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실컷 먹었으니 나는 이제 천하무적이었다. 어디든 따라 갈 준비가 된 것이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