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든든하게 먹은 후 나는 버거씨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하염없이 걷고 있었다.
니스 올드타운이 나타났는데 오늘의 목적지는 언덕에 있는 전망대라고 한다. 그래서 일단 직진했다.
가파른 길이 계속 나왔다. 아 힘드렁...
걷다보니 건물들 사이로 쪽빛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 열심히 가 보자.
언덕을 오르고 나니 시내의 전경이 눈밑에 시원하게 펼쳐졌다. 바람도 시원하고!
앉아서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곳곳에 놓여있었다. 그럼 앉아줘야지... 좀 쉬었다 가자고. 아... 살겠네.
경치 진짜 좋다...
조금 더 걸어가니 전망대가 나타났다.
전망대에서는 해변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키야... 좋구나! 이래서 니스 니스 하는거였어.
어제 저녁만 해도 버거씨가 뜨거운 여름의 태양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을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니스 해변에서는 가능한거였다. 여름 드레스랑 선글라스를 챙겨오지 않은것을 후회했다. 아, 사진속에서는 버거씨 선글라스를 빌려 쓴거임.
저 멀리 산도 멋지고 해변도 멋지고 옹기종기 모인 건물도 다 예쁘다.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 수영을 하는구나.
사실 휴대폰에서 가리키는 온도는 고작 18도였는데 그늘없는 해변에서 느껴지는 기온은 한여름이었다. 진심 해변에서 걷다가 더위 먹을 뻔 했음.
해변으로 내려가기 위해 전망대에서 부터 다시 길게 이어진 계단을 내려와야했다. 해변에 거의 도착했을때 미국인인듯한 할머니 한 분이 계단때문에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며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하아... 저기까지 올라가는게 과연 가치가 있는 걸까요?"
"네 그럼요!"
"힘내세요. 적어도 내려올때는 힘들지 않네요."
우리 응원을 받은 할머니는 고개를 내저으시며 다시 힘내 계단을 오르셨다.
해변 절벽에 선인장들이 많이 보였다. 이런 경치는 카나리아 제도랑 비슷하구나.
해변길을 따라 서 있는 야자수역시 휴양지 느낌을 물씬 풍겼다.
덥다 더워... 얇은 긴팔인데... 여름 옷 입은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이런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속옷만 입고 헤드셋을 낀 채 멋드러지게 바다를 향해 기대 앉은 그녀가 멋져보여서 나도 따라서 슬쩍 포즈를 취해보았다. 하지만 저런 느낌이 안난다. 나도 훌렁 벗어던졌어야 했나...
해변 풍경은 한여름이었다.
아... 나도 물놀이 하고 싶은데...
다시 보니까 물이 너무 깊어서 안되겠다. 엄청 깊네! 구명조끼 없이는 못들어감ㅋ
해변 곳곳에 상의를 벗고 테닝을 하는 여인들이 많이 보였다.
나는 얼른 버거씨한테 저기좀 보라고 ㅋㅋㅋ 저기 저 여자들 슴가좀 보라고... 한 명이 아니야! 두 명 세 명 네 명... 엄청 많다!! 이렇게 속삭이면서 버거씨 손을 열심히 땡겼는데 이때 버거씨는 오히려 다른곳을 가리키며 나더러 저걸 좀 보라며 내 손을 땡기고 있었다. 대체 슴가보다 더 좋은 구경이 뭐가 있다고!
"저 여자 털 실내화를 신고 나왔어!"
아 신기하긴 하네.
중국인인듯한 아가씨가 털실내화를 뽐내며 친구의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예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뒤늦게 버거씨한테 해변에 슴가가 많았다고 말했더니 하나도 못봤단다. 내가 다시 가보자니까 됐다네. 내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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