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잘려고 누웠는데 누군가 내 방문을 다급하게 두드렸다.
밤 11시에...? 찾아올 사람도 없는데 덜컥 겁부터 났다.
"이웃이예요."
아, 고양이를 키우는 앞집 여자구나.
문을 열어줬더니 살짝 겁에 질린 표정의 그녀가 말했다.
"밤늦게 죄송해요. 혹시 방금 제 방문을 두드린게 당신인가 해서 여쭤보려구요..."
"저 아닌데요?"
"아... 일단 경찰에 신고는 먼저 했는데요... 방금 누군가가 제 방문을 억지로 열려고 했거든요. 혹시 그 사람이 제 방문만 건드린걸까요...? 무슨 소리 들으신건 없으세요?"
"아니요. 아무소리 못들었어요. 저한테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어요."
"지금 이곳에는 우리 두 집밖에는 사람이 없는데... 다른 사람은 이곳에 들어올 일이 없는데..."
에고고 진짜 섬찟하다...
그나마 경찰을 불렀다고 하니 나도 조금 안심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남일같지 않고 걱정이 많이 되었다.
나는 밤이 늦었지만 잠 들기전에 버거씨한테 전화를 해서 상황을 말해줬다.
"진짜 다른데로 이사를 나가게돼서 어찌나 다행인지. 여긴 벨도 대로변에 있어서 자정 넘어서 벨을 누르는 사람들도 있거든."
"그래 새 아파트는 훨씬 더 안전할거야."
사실 나도 몇달전에 누군가가 밤늦게 문을 두드려서 놀랬던 적이 있었다.
그땐 너무 무서워서 집에 아무도 없는척 그냥 웅크리고 잤었다. 그런데 며칠 후 낮에 똑같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창문 커튼을 살짝 열고 내다봤더니 글쎄 앞집 고양이가 두발로 서서 내 방문을 두드리고 있는게 아닌가!? 발톱으로 긁는게 아니라 당당하게 사람처럼 서서 앞발로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어찌나 허탈하고 어이가 없던지.
니가 사람이냐? 두발로 서서 남의 집 방문을 두드리게? 내가 얼마나 놀랬었다고.
나 곧 이사나갈건데 너 심심해서 어쩌냥. 집사언니 잘 보살펴주고~ 알았지?
*그날 이후로 이웃을 만난적이 없어서 추가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 그저 나는 이 추운 집을 벗어나게 되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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