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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틈만나면 자꾸 여친 자랑을 하네

by 요용 🌈 2024. 11. 16.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맛집에서 해외 여행 온 기분을 느끼다.
 
우리가 행복한 식사를 마쳤을 때 사장님이 나오셔서 음식맛이 어떤지 물으셨다. 우리둘은 너무 맛있다고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했고 나는 "저 지금 구글 리뷰 올렸어요!" 라고 말했다. 사장님이 환하게 웃으시며 고맙다고 하셨다. 제가 더 고맙습니다! 

"디저트도 드시겠어요? 티라미수랑 라즈베리케이크가 있어요." 

자신있게 추천하시는 두 가지 메뉴를 우리는 하나씩 주문했다. 이번에도 나눠먹을거다~ 

와... 디저트도 어마어마하게 맛있었다!!! 디저트만 먹으러 일부러도 찾아올 것 같은 맛이었다. 
티라미수는 커피 대신 뭔가 고소한 너츠의 느낌이 더 강했고 라즈베리 갸또는 그저 엄지척이었다. 

 
레스토랑을 갈 때마다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를 먹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랑 버거씨는 결국 이 자리에서 세시간동안이나 수다를 떨었다. 모로코 여행이 너무 즐거웠던것이다. 어차피 손님이 많지가 않으니 눈치가 보이지는 않았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할 때도 버거씨의 수다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말리지(?) 않았던 이유는 사장님 역시 버거씨와의 대화를 매우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화 도중 전화가 자꾸 오는데 매번 거절을 했음)

"정말 모든 음식들이 다 맛있었요! 다음번에 친구들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올게요. 이런 집은 알려져야 해요!" 
 
"하하 감사합니다. 원래 저는 엑셀시어에서 주방장으로 일을 했어요. 꺅뜨블렁(?)을 획득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지만 내가 마음대로 할수있는 일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월급이 문제가 아니라 내 가게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지금이 더 좋아요. 돈보다 이제는 스트레스 없이 단순하게 사는 삶이 더 좋아지더라구요." 

"오, 그건 내 여친과도 비슷하네요. 그녀는 글로벌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았지만 지금은 시장에 있는 작은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있지요. 손님과 교류하고 요리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어요. 그런 그녀를 저는 존경한답니다." 
 
거기서 왜 내 얘기가 나오니. 

"음식의 힘이지요. 저도 요리를 하고 친절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게 정말 즐거워요. 올해 초에 오픈했는데 조만간 나아지겠지요. 아직까지는 살 만 합니다." 

"정말 잘되실거에요. 요리도 다 맛있고 친절하다고 우리가 소문 낼게요. 디저트도 완벽했어요!"
 
"감사합니다. 가끔 손님중에 디저트가 수제가 아니라 그냥 시판이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럴때마다 정말 속상하답니다. 하나하나 제 손으로 다 만든건데요." 

버거씨는 카드로 계산 한 뒤 5유로 지폐를 팁으로 내려놓았다. 

"덕분에 오늘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모로코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꼈어요. 정말 저에게는 특별한 하루네요. 낮에는 여자친구가 일하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녀가 직접 만들어준 한국식 닭튀김을 먹었지요. 정말이지 완벽한 경험이었어요." 
 
또 또 이런다! 묻지도 않은 내 얘길 하다니... ㅡㅡ; 
 
"아, 저도 닭튀김 좋아해요!" 
 
"이건 그냥 닭튀김이 아니예요. 한국식 치킨이예요. 특히 그녀가 만드는건 특별해요. 꼭 XX에 들러서 맛을 보셔야 해요." 
 
급기야 우리 가게 이름까지 홍보하고 마는 버거씨. 
 
그만하지...? 응? 

"하하 알겠어요. 꼭 저도 가 볼게요." 
 
"시장에 가면 있어요." 

결국 나는 버거씨를 끌고 나와야만 했다. 사장님도 버거씨도 마지막까지 크게 웃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거씨는 나에게 사과를 했다. 
 
"내가 또 말이 많아졌지? 미안해." 
 
"아니야. 사장님도 대화를 너무 즐기고 있더라고. 그래서 말리고 싶지 않았어. 근데 거기서 내가 닭튀기는 얘기는 왜 나오는거니?" 
 
"하하 나도 모르게 자꾸만 내 여자친구 자랑을 하게 되네. 가끔 컨트롤이 안돼. 네가 옆에서 말려줘야 돼."
 
못말린다ㅋㅋ
 
"다음에 우리 또 가자." 
 
"응 대신 다음에 갈 때는 더포크앱 할인은 양심상 못받겠다. 이 정도 음식을 이 가격에 먹고 나오다니 지금도 미안하네." 
 
그래 이 집은 정말 인정이다. 예전에 내 모로코 친구 마리암이 집에서 만들어준 쿠스쿠스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이국적인 분위기. 모든게 딱 맞아떨어지는 멋진 장소에 다녀왔다. 덕분에 우리의 주말이 특별해졌다.
사장님 말대로 이게 바로 좋은 음식의 힘인가 보다.
앞으로 번창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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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까지 비슷한 카자흐스탄식 만두, 만띠!
아랍식 '원조' 타불레는 프랑스 타불레와 이렇게 다르다.
카자흐스탄 친구네 집에 초대를 받았다.